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7.14.
오늘말. 모레
으뜸길로 가도 안 나쁘지만, 꼭 첫쨋길로만 갈 까닭은 없습니다. 둘쨋길이나 셋쨋길도 즐겁고, 막쨋길이나 끝길도 신납니다. 버금길을 거닐다가 새길로 접어듭니다. 익숙한 길눈을 밝혀서 나아가도 되는데, 새롭게 물꼬를 트고 싶어요. 마음에는 생각씨를 묻고, 길자락에는 길꽃이 피어날 까만씨를 심습니다. 애써서 심지는 않습니다. 노래하면서 심습니다. 힘써서 묻지 않아요. 부드러이 춤사위를 누리다가 살그머니 묻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구름 너머로 다녀옵니다. 훌훌 날면서 오갈 수 있고, 오롯이 꿈꾸는 넋으로 돌아볼 수 있어요. 비가 오면 빗물을 머금으면서 이다음 마실길을 누립니다. 해가 나면 햇볕을 쬐면서 살림길을 추스릅니다. 이 하루는 어제랑 오늘과 모레가 하나로 만나는 새바람이자 새물결입니다. 이 길꽃은 새별이자 새꽃이에요. 안간힘을 쓰면서 너머누리를 바라볼 수 있을 텐데, 첫걸음 곁에 두걸음을 놓으면서 차근차근 밧줄을 이어 봅니다. 어린이 곁에서 일하는 어른으로서, 푸름이랑 어깨동무하면서 일터살림을 가꾸는 어버이로서, 새소리를 삶소리로 품고 새날을 다음꽃으로 맞아들입니다.
ㅅㄴㄹ
다른길·다르다·다른꽃·다음길·버금길·새길·둘쨋길·새·새롭다·새롬빛·새곳·너머·너머꽃·너머길·너머빛·너머누리·너머나라·다음·다음꽃·이다음·두걸음·버금·버금가다·둘째·둘째가다·둘째치다·둘쨋꽃·둘쨋빛·가다·키·키잡이·길·길눈·길꽃·물꼬·물길·수·수고·바·밧줄·새줄·생각·생각씨·생각씨앗·살림길·살림소리·삶길·삶꽃·삶소리·새바람·새물결·새너울·새별·새꽃·새날·하루·모레·안간힘·애쓰다·힘쓰다 ← 대안(代案), 대안적
다니다·다녀오다·오가다·있다·일하다·일다니다·일터살이·일터살림·일터를 다니다·일터에 있다·돌아보다·둘러보다·머금다 ← 출퇴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