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7.14.

오늘말. 틀려먹다


종잡을 길이 없이 하루가 흐를 적에는 모두 내려놓으라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일이 틀어지면 쉽니다. 휘청휘청 뒤엉키니 그만합니다. 틀려먹은 일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삐걱대니까 그냥 손을 놓고서 드러눕습니다. 흔들리지 않도록 다잡았어도 팔팔결로 엇나갈 수 있어요. 도무지 앞뒤 안 맞는 일이 벌어지는데 으르렁거려 본들 덧없습니다. 절뚝절뚝 절면서 돌아갑니다. 엉킨 실타래를 곰곰이 짚으면서 두동진 얼거리를 추스릅니다. 두얼굴로 거짓말을 일삼는 무리가 있고, 두모습으로 속이는 사람이 있어요. 말과 삶이 어긋난 셈입니다. 안 될 말이라고 여기지만, 엇가락을 놓는 쪽에서는 키득거릴 뿐입니다. 남을 깎거나 할퀴는 말은 늘 스스로 깎거나 할큅니다. 너는 너를 건드리고, 나는 나를 만져요. 누가 이 일을 꼬아 놓지 않아요. 남이 우리 터전을 뒤틀지 못 합니다. 스스로 사랑으로 포근히 하루를 그리면서 나아가기에 별빛으로 밝은 살림길입니다. 사랑이 아닌 다른 마음으로 뭔가 꿍꿍이를 그리기에 일그러지거나 두동집니다. 새 한 마리가 문득 나무씨를 심듯, 나비 한 마리가 살짝 꽃가루받이를 하듯, 바람을 부드러이 가르면서 오늘을 걸어갑니다.


ㅅㄴㄹ


그릇되다·잘못·틀리다·틀려먹다·틀어지다·기울다·기우뚱·꼬이다·이지러지다·일그러지다·휘청·절다·뒤뚱거리다·뒤엉키다·뒤틀다·비틀다·비틀거리다·가르다·갈리다·따로놀다·떨어지다·멀어지다·벌어지다·삐걱대다·어그러지다·엇가락·엇나가다·엇갈리다·엉키다·다르다·두동지다·동떨어지다·두모습·두얼굴·쿵짝이 안 맞다·종잡을 길 없다·흔들리다·사이·틈·팔팔결·하늘땅·말 같지 않다·말과 삶이 어긋나다·안 될 말이다·앞뒤 안 맞다·으르렁 ← 부조화, 미스매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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