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100점 가운데 2024.6.21.쇠.



100점을 매긴다고 할 적에 왜 100점을 맞을 수 있을까? 어떻게 엮고 짜고 짓고 펼 적에 100점에 어울릴까? 너는 100점에 빈틈없이 들어맞도록 일을 하니? 아니면, 언제나 온마음과 온힘을 들일 뿐 아니라, 온사랑을 들이니? 온마음을 들인다고 할 적에는, 빈틈이 없다는 뜻이 아니야. “온마음 = 고루고루 보고 두루두루 짚는다”란다. “온힘 = 내가 바라보는 길 + 이웃이 바라보는 길”이란다. 스스로 틈을 내고 품을 들여서 하겠지. 틈과 품을 안 들이는 사람은 없어. “모르는 곳이 있어도, 모르는 곳을 배우지 않은 채” 온마음과 온힘을 쏟는 사람이 많아. 이를테면, “참새가 짝을 맺으면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돌보면서 벌레잡이를 하는 나날”을 본 적이 없거나 보려고 하지 않고서, 얼핏 스치듯 찰칵 찍은 모습으로 ‘참새를 본다’고 한다면 어떻겠니? 너랑 만난 일조차 없는 사람이 너를 사진만 보고서 그림으로 옮긴다면? 너랑 아주 살짝 하루쯤 스치듯 만난 사람이 어디 가서 네 얘기를 한다면? 어느 새를 오래 지켜보면서 이웃으로 사귀고서야 그림으로 담거나 글로 쓰는 사람이 있을 텐데, 이이하고 ‘이렇게 안 한 이’하고 똑같을까? 숱한 사람들은 100점을 못 받았다면서 싫어하거나 미워하더구나. 왜 50점을 매기거나 20점을 매기는지, 왜 때로는 -50점이나 -100점을 매기고, 또 +200점이나 +1000점을 매기는 뜻을 못 읽거나 안 읽지. 넌 100점 가운데 어느 만큼 받을 만하게 네 일을 하거나 네 말을 들려주니? 100점을 받아야 ‘잘한다’이지 않아. 50점을 받아야 ‘못한다’이지 않단다. 모든 값(점수)을 어떻게 매겼는지 차분히 읽고서, ‘이다음’ 네 길을 새롭게 나아갈 수 있어야 자란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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