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9.


《내 옆에 은하 6》

 아마가쿠레 기도 글·그림/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12.20.



우리 집 앵두나무 곁에서 돌나물을 훑을 적에 웃통을 벗는다. 등판에 햇볕을 먹인다. 빨래를 해서 널고, 봄나물을 누린다. 비릿나물(어성초) 냄새를 큼큼 맡는다. 여름으로 건너갈 즈음이면 비릿나물꽃도 피겠구나. 조물조물 오르는 풀싹을 ‘새싹나물’로 삼는다. 여느 들풀은 새싹이어도 기운이 세다. 《내 옆에 은하 6》을 아껴 놓다가 읽었다. 꽤 잘 그렸다고 느낀다. 짝을 맺고 사랑을 살피고 집안을 돌보는 길을 어떻게 헤아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가를 차근차근 짚었다고 본다. 모름지기 모든 일은 이야기로 맺고 풀 만하다. ‘이야기 = 잇는 길’이다. ‘이야기 = 주고받는 말’이다. 한쪽에서만 말할 적에는 이야기가 아니다. 외곬로 밀어붙여도 이야기일 수 없다. 오늘날 숱한 가르침은 거의 외곬로 밀어붙인다. 이쪽이 옳으니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여기고, 저쪽은 틀리니 아예 닫아걸어야 한다고 막기도 한다. 우리가 아름길을 이루면서 어깨동무를 하자면 서로 눈귀를 활짝 열고서 이야기를 할 일이다. 이야기가 없는 곳에서는 다툼질에 싸움질이 춤춘다. 이야기를 펴기에 서로 어떻게 다른지 눈여겨보고 귀여겨들으면서 차곡차곡 가다듬으면서 바꾸어 가게 마련이다. 순이돌이뿐 아니라 아이어른도 늘 이야기를 해야 새롭게 깨닫는다.


#おとなりに銀河 #雨?ギド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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