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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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까칠읽기 20


《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알에이치코리아

 2020.7.15.



  얼굴을 알리고 이름값을 높인 사람이 ‘날씨’가 걱정이라고 말하면서 ‘숲’을 품자고 외치고 ‘풀밥’을 어떻게 먹을는지 헤아려야 한다고 들려주는 《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 알에이치코리아, 2020)는 나쁘지 않다. 다만, 왜 날씨가 비틀리고, 왜 숲이 망가지고, 왜 고기밥이 널리 퍼졌는지를 어떤 눈으로 짚는지에 따라 줄거리는 확 다르게 마련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별에서 가장 허울스럽고 헛되게 돈을 쏟아붓는 데는 ‘싸움판’이다. 싸움판 가운데 첫째는 총칼이다. 둘째는 나라(정부)이다. 셋째는 배움터(학교)이다. 넷째는 돌봄터(병원)이다. 다섯째는 일터(기업)이다. 이 다섯 곳은 얼핏 달라 보여도 뒤에서 숨은 사슬로 이은 한덩이인데, 여기에 솜씨(과학·기술)를 얹은 여섯고리는 “돈 먹는 수렁”이다. 타일러 라쉬 님은 이 여섯 가지 가운데 무엇을 짚었을까? 글쎄, 여섯 가지를 뺀 채 ‘듣기에 달콤한 목소리’만 이래저래 여러 값(숫자·통계)을 앞세워서 엮었구나 싶다.


  총칼을 만들고 거느리느라 돈을 얼마나 쏟아붓는가. 총칼로 죽이고 죽는 동안 온누리는 얼마나 망가지는가. ‘스텔스 전투기’뿐 아니라 ‘그냥 전투기’ 하나에 돈을 얼마나 들이는가. ‘핵폭탄’뿐 아니라 ‘그냥 미사일’ 하나에 돈을 얼마나 쏟아붓는가.


  널뛰는 날씨를 걱정할 수 있으나, 온누리 싸움판을 등지거나 아예 말을 안 한다면, ‘비공식 국방비와 군사무기연구개발비’를 들추지 않는다면, ‘군사무기 탓에 사라지는 들숲바다가 얼마나 아픈지’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멀쩡한 젊은이를 싸울아비로 돌리면서 넋을 망가뜨릴 적에 얼마나 끔찍한 뒷일이 생기는지’를 모른다면, ‘환경책’이 아니라 ‘허울말’에서 맴돌고 만다.


  이 별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에 이바지하는 나라(정부)가 몇이나 될까. 왜 벼슬자리(공무원)가 그토록 많아야 할까. 배움터를 다닐수록 숲을 등지는데, 사람들이 초·중·고등학교를 다닐수록 집안일을 잊고 시골을 잃는데, 무엇을 가르치거나 들려주는 배움터인가. 숲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스스로 돌봄님(의사)이니, 돌봄터(병원)가 따로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풀 한 포기가 바로 돌봄물(약)이니, 숲사람으로 살아가면 모든 ‘병의학 커넥션’을 걷어낼 수 있다. 다섯째하고 여섯째 이야기는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살펴서 어떤 고름과 수렁으로 이 별을 어지럽히는지 찾아낼 수 있기를 빈다.


ㅅㄴㄹ


#Tyler Rasch


나는 버몬트의 숲, 자연 속에서 자랐다

→ 나는 버몬트숲에서 자랐다

6


계절의 냄새도 알고, 계절에 따라 비 내릴 때 여향이 다른 것도 알고

→ 철냄새도 알고, 철에 따라 빗빛이 다른 줄도 알고

6


좋은 흙과 안 좋은 흙의 차이를 냄새로 안다

→ 기름진 흙과 죽은 흙을 냄새로 가린다

6


그걸 모르는 삶은 너무 슬픈 것 같다

→ 이를 모르는 삶은 너무 슬프다

→ 이를 모른다면 삶이 참 슬프다

6


자연이 나의 기본설정을 만들어 주었다

→ 나는 숲으로 밑거름을 이루었다

→ 내 바탕은 숲이다

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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