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6.5.

오늘말. 무늬한글


우리가 쓰는 모든 물은 흐르고 흘러서 갯벌에 이른 뒤에 바다로 스며듭니다. 뭍에서 정갈하게 살림을 짓는다면 개펄이 깨끗하고 바다가 맑아요. 뭍부터 어지럽게 뒹굴거나 망가뜨리면 뻘도 몸살을 앓고 바다도 고단합니다. 한쪽만 튼튼하지 않습니다. 몇몇만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살짝 앓거나 아프더라도 으레 모든 곳으로 퍼져서 나란히 고단합니다. 우리한테는 한글이 있는데, 어쩐지 무늬한글을 쓰는 분이 많아요. 겉보기로 사람이라는 탈이나 옷을 씌웠기에 사람이 아니듯, 무늬는 한글이되 우리글도 우리말도 아닐 수 있어요. 속살과 얼거리가 모두 알차고 아름답기에 우리글과 우리말입니다. 속빛과 매무새가 모두 참하고 착하기에 사람입니다. 슬쩍 흉내를 낸대서 사람이지 않습니다. 넌지시 이웃나라 말씨를 섞는다면 ‘한글토씨’일 뿐입니다. 이제는 이 땅도 바다도 하늘도 맑게 돌보는 마음으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이제부터 마음도 말도 글도 밝게 가꾸는 길로 깨어나야지 싶습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피와, 구름을 이루는 비와, 이 별을 얼싸안는 바다는, 서로 다르되 하나인 숨빛입니다. 조금씩 손을 뻗어서 하나씩 가다듬어 봐요.


ㅅㄴㄹ


갯벌·개펄·뻘·펄·뻘밭 ← 간석(干潟), 간석지, 조간대(潮間帶)


토씨한글·토씨는 한글·토씨만 한글·힌글토씨·한글은 토씨·무늬한글·무늬는 한글·무늬만 한글·한글무늬·한글은 무늬 ← 국한문(國漢文), 국한문체(國漢文體), 국한문혼용, 국한문혼용체


군데·군데군데·곳·곳곳·샅·사타구니·사타리·조각·조금·몇몇·몇 곳·몇 군데·한곳·한데·한자리·한쪽·한켠·살그머니·살며시·살짝·살살·슬그머니·슬며시·슬쩍·슬슬·넌지시 ← 국부(局部), 국부적, 국소(局所), 국소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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