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피다
아침에 일어나도 손을 씻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도 손을 씻습니다. 언제나 걸어가는 살림이고, 뚜벅뚜벅 한 발짝씩 나아갑니다. 더 좋게 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날마다 다시 태어나는 마음일 뿐이고, 늘 거듭나면서 새롭게 눈뜨려고 합니다. 살림살이를 늘리기보다는 손수 새로짓기로 차곡차곡 여미려고 합니다. 익숙하게 잘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수수하게 짓는 살림길을 새록새록 익히자고 생각합니다. 확 달라질 수 있고, 하나씩 바꿀 수 있는데, 가만히 물결이 치듯 이 발걸음으로 꾸준히 내닫으려고 합니다. 어디에서나 피는 꽃입니다. 들에서도 숲에서도 마당에서도 피어납니다. 섬에서도 뭍에서도 마을에서도 누구나 살림꽃을 피웁니다. 하루를 살아내기에 하루만큼 살림빛이 자라요. 오늘을 갈무리하면서 오늘 나름대로 북돋아서 차분히 이루는 빛살입니다. 높게 일어나거나 크게 너울거려야 하지 않아요. 알을 깨고 나오는 새끼 새처럼 천천히 기지개를 켭니다. 때로는 달리고 때로는 쉬면서, 서로 어깨동무로 내다보는 이 길을 갑니다. 봄도 여름도 꽃철입니다. 가을도 겨울도 열매철입니다. 마음을 열고 꿈을 펼치면서 온누리가 환합니다.
ㅅㄴㄹ
나아가다·나아지다·낫다·뻗다·좋아지다·가다·굴러가다·걸어가다·뚜벅이·흐르다·달리다·내달리다·내닫다·내딛다·치닫다·발걸음·걸음·앞걸음·움직이다·한걸음 나아가다·거듭나다·다시 태어나다·살리다·새로 태어나다·기지개·날개돋이·껍질벗다·눈뜨다·알깨기·늘다·늘어나다·붙다·불다·불거지다·너울·물결·높다·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일으키다·달라지다·바꾸다·무르익다·배우다·익히다·꽃철·곱다·봄·봄날·봄철·아름답다·빛·빛나다·빛접다·환하다·훤하다·새롭다·새뜸·해돋이·해뜸·새로가다·새로걷다·새로서다·새로짓다·새로찾다·새로하다·생기다·생겨나다·서다·쓸만하다·퍼뜨리다·퍼지다·펼치다·피다·피우다·피어나다·살림꽃·살림멋·살림빛·삶빛·열다·트다·이루다·이룩하다·이르다·되다·잘되다·잘하다·자라다·자라나다·커지다·크다·키우다·북돋우다·손씻기·잘못씻기·착한길 가다·착해지다·허물씻이 ← 발전(發展)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