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8.
오늘말. 밀어내다
사랑은 어느 누구도 밀어내지 않습니다. 사랑이 아니니 몰아내려고 합니다. 사랑이 없기에 끌어내리려 합니다. 사랑하고 등지기에 따돌리고, 사랑을 잊기에 돌릴 뿐 아니라 깎아내립니다. 사랑이 흐르는 자리에는 싸움이 없습니다. 싸우지 않기에 사랑이지 않아요. 싸움질을 녹여서 어깨동무로 풀고 잇기에 사랑입니다. 그러니, 사랑자리에는 이기는 이도 지는 이도 비기는 이도 없습니다. 사랑자리에는 ‘사랑이·사랑님·사랑꽃’이 있습니다. 사랑에는 첫째나 둘째가 없지만, 사랑이 아닌 곳에는 둘째에 셋째에 꼴찌를 가르고, 으뜸하고 버금을 나눠요. 사랑으로 살림을 한다면 앞쪽이나 뒤쪽을 두지 않아요. 사랑하고 너무 먼 탓에 아랫사람을 부리고 윗사람이라며 거들먹거립니다. 어떻게 아랫놈이 있겠습니까. 어떻게 윗분을 모셔야겠습니까. 우리는 늘 이다음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다음꽃 노릇을 할 아이를 헤아릴 일입니다. 삶자리 밑바닥을 든든히 이루는 수수한 이웃을 생각할 하루입니다. 길미에 따라 남을 깎는 짓을 멈춰야지요. 남한테 허물을 씌우는 재갈질을 끝내야지요. 스스로 마음자리에 사랑씨앗을 심고서, 스스로 살아숨쉬는 넋으로 깨어나야지요.
ㅅㄴㄹ
다음·다음꽃·다음길·두걸음·둘째·둘째가다·둘째치다·버금·버금가다·버금이·버금별·버금빛·버금자리·버금님·뒤쪽·뒤켠·뒷자락·뒷물·뒷자리·뒷칸·밑사람·밑바닥사람·밑자리·밑쪽·아래·아래대·아래쪽·아랫길·아랫물·아랫자리·아랫칸·아랫켠·아랫사람·아랫내기·아랫님·아랫분·아랫놈 ← 이등시민
산묻이·막묻이·마구묻이·파묻다·집어넣다·덮어씌우다·들씌우다·씌우다·묻히다·몰아내다·밀어내다·끌어내리다·따돌리다·돌리다·깎아내리다·깎다 ← 생매장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