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Bunny (Board Books)
Ole Risom / Golden books / 200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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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9.

그림책시렁 354


《I am Bunny》

 Richard Scarry 그림

 Ole Risom 글

 Golden book

 1963/1991.



  우리나라에 열두띠가 있습니다. 열두 짐승에 빗대어 열두 삶길을 살피려는 뜻이요, 열두빛으로 열두살림을 짓는 마음을 익히자는 얼거리라고 느껴요. 저는 토끼띠로 태어난 터라, 토끼가 어떤 짐승이면서 숲빛인지 귀를 쫑긋했습니다. 오늘날이 아닌 먼먼 옛날, 어느 살림집이나 논밭을 돌보면서 숲을 품던 지난날에는 토끼를 어떻게 마주하면서 열두띠에 담았는지 헤아렸습니다. 요사이는 ‘토끼다’라는 말을 쓰지만, 예전에는 ‘톡톡·통통’이나 ‘토실토실’만 썼을 테지요. 가볍게 뛸 줄 아는 숨결이요, 발소리도 발자국도 웬만해서는 안 남기던 숨빛일 테고요. 《I am Bunny》를 읽으면서 ‘하늬녘에서 바라보는 토끼’를 생각합니다. 우리 나름대로 뭇짐승과 뭇벌레와 뭇새와 뭇헤엄이 살림길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여미어서 아이들한테 물려줄 노릇일 텐데 싶더군요. 리처드 스캐리 님은 ‘사람인 사람끼리만 살지 않는’ 줄을 여러 짐승빛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그저 귀엽게만 그리지 않아요. 사람도 토끼도 쥐도 뱀도 돼지도 온누리를 이루는 이웃이라는 대목을 밝힙니다. 아직 우리나라 멧골에 멧토끼가 얼마쯤 남았다지만, 자칫 머잖아 사라질 수 있습니다. 범과 늑대에 이어 토끼마저 숲에서 사라진다면, 사람은 멀쩡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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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Mouse

the Rooster Struts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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