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8.

오늘말. 물살몽돌


어쩌다 깨져서 바닷가에 흩어진 조각이 있습니다. 처음 깨져서 떨어진 조각을 문득 밟다가는 다치거나 피가 납니다. 깨져서 퍼진 조각이 오래오래 물살과 해와 바람을 맞이하면 어느새 몽글몽글 닳고 부드럽습니다. 물살로 몽그란 돌이 태어나는 셈이니 ‘물살몽돌’입니다. 바다에서 남달리 마주하는 ‘바다조약돌’이라 여길 만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지만, 비바람이 찾아들기에 들숲바다가 맑고 밝으면서 아름답습니다. 비하고 바람이 없으면 숲들바다는 메마르거나 매캐할 테지요. 그냥 내리는 비는 없습니다. 마침 알맞게 내리는 비입니다. 얼결에 맞이하는 바람은 없습니다. 갑자기 오는 듯해도, 늘 우리를 와락 안으면서 휙휙 이끄는 바람입니다. 즐거이 밥을 차리는 맞잡이로 하루를 여미어 봐요. 혼자 먹든 여럿이 나누든, 맛바치로 솜씨를 내어요. 호젓이 앉은 밥자리에서, 두런두런 앉은 밥마당에서, 기쁘게 이야기하면서 오늘을 누립니다. 휘파람 같구나 싶은 노래를 베푸는 새가 곁에 내려앉으면, 손가락으로 딸깍 하고 가락을 맞춰 볼까요. 딱새 수컷이 딱딱 노래하듯, 손딱딱이로 함께 노래하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갑자기·더럭·덜컥·벌떡·그냥·문득·마침·뜬금없이·뜻밖·생각밖·몰록·모르는 새·어쩌다·얼결에·얼떨결에·화다닥·후다닥·와락·확·휙 ← 창졸, 창졸간


비나리꽃·기림꽃·올림꽃·드림꽃·바침꽃·꽃 ← 조화(弔花)


술지기·술집지기·술맛지기·맛지기·맛님·맛잡이·맛바치 ← 바텐더


바다몽돌·바다조약돌·물결몽돌·물결조약돌·물살몽돌·물살조약돌 ← 씨글래서, 비치글래서, 글래스비치


손가락딱·손가락질·손딱딱이·손딸깍이·딱딱거리다·딱딱대다·딱딱이·딸까닥·딸깍·딸깍이·딸깍질·또각이·또각질 ← 핑거스냅(finger snap)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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