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198 보기



  아이로 자라는 동안에는 ‘아이 눈’으로 보되 ‘둘레 어른 눈’하고 ‘또래 아이 눈’을 나란히 생각했습니다. 차츰 크며 어른이라는 이름을 들을 무렵부터는 ‘어른 눈’으로 보되 ‘둘레 아이 눈’하고 ‘또래 어른 눈’을 함께 살폈어요. 바야흐로 아이를 낳아 ‘어버이’란 이름을 새로 들을 즈음부터 ‘아이 눈·어른 눈·어버이 눈’이라는 세 눈을 품는 하루로 나아가고, 삶터를 인천에서 전남 고흥으로 옮기며 ‘시골 눈·숲 눈’이라는 결을 가다듬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리가 있어요. ‘높고낮은’ 자리가 아닌 ‘무엇을 하며 어떻게 하고 왜 하며 누구랑 하고 언제 하느냐’는 자리로 본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우리 자리에 서는 눈으로 볼” 적에 무엇이든 스스로 느끼고 알아차려서 받아들이고 익혀 가꾸는 숨결로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라면 아이답게 살며 눈빛을 반짝이면 넉넉합니다.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살림하며 삶빛을 일구면 아름다워요. 어른이 할 몫은 ‘봄(보기·보다)’이라고 느낍니다. 지켜보고 살펴보고 돌아보고(돌보고) 마주보고 알아보고 찾아보고 즐겨볼 줄 아는 마음이기에 넉넉해요. 낱말책은 “아이(뒷사람)가 물려받아 읽을 책을 어른(오늘사람)이 사랑으로 여미는 살림을 말로 그린 꾸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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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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