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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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12.

만화책시렁 632


《사람 사는 이야기 1》

 박인하와 열두 사람

 휴머니스트

 2011.12.19.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고, 집 안팎을 돌아봅니다. 나뭇가지에 내려앉는 새를 보고, 구름이 흐르는 곁에서 바람이 휭휭대는 소리를 듣고, 비가 내리다가 개는 하늘을 헤아립니다. 어머니 품으로 찾아든 아기는 온누리를 빛으로 떠돌다가 문득 들어섰을 테지요. 천천히 자라고, 마음껏 뛰면서, 스스로 밝힐 꿈을 씨앗으로 새롭게 품습니다. 이 모든 나날이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 1》는 첫머리를 ‘인천 삼화고속’으로 다룹니다. 제가 인천에서 나고자라며 다닌 어린배움터에는 ‘삼화고속 아들’이 어느 해에 우리 모둠이었고, “에, 너네 집이 거기라고? 못 믿겠는걸?” 했더니 우리를 저희 집으로 데려가서 고속버스에도 앉혀 주고 여기저기를 구경하라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잘사는’ 집 아이 같지 않은 차림새에 수수하고 착했는데, 어쩌다 그 삼화고속이 이렇게 망가졌는지 아리송합니다. 그나저나 열두 사람이 빚은 그림꽃은 어쩐지 결이 안 맞습니다. 다들 튀거나 부딪힐 뿐, 어우러지지 않습니다. ‘비틀리고 비뚤어진 나라꼴’을 나무라려는 뜻은 나쁘지 않되,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대목을 자꾸 놓치거나 잃습니다. 글그림 모두 찾아보기(취재)부터 할 노릇입니다만, “버스일꾼 하루”라든지 “집살림꾼 오늘”이라든지 “시골아이가 걷는 길”처럼, 참말로 ‘삶’을, 작은 곳을 들여다보았다면 줄거리도 얼거리도 모두 달랐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우리가 인천 시내버스보다 일 훨 많이 하고 연봉은 천만 원이 적다고. 이거 남부끄러워서 어디서 말도 못 하고 살았어.” (9쪽)


“내가 좋아했던 여자아이는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를 좋아했다.” (94쪽)


“너네 알바하는 편의점에서 얻었다고?” “유통기한 얼마 안 남았으니 후딱 먹어야 돼∼” “느그 점장, 억수로 착하네∼” (128쪽)


“이승만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동상이 여럿 세워졌어요.” (269쪽)


+


《사람 사는 이야기 1》(박인하와 열두 사람, 휴머니스트, 2011)


할아버지가 베고 주무시던 목침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 할아버지가 베고 주무시던 나무베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88쪽


이건 죽부인(竹夫人)이라고 우리 선조들이 여름을 나기 위해 만들어낸 피서용품이라고

→ 댓사람이라고 우리 옛사람이 여름을 나려고 엮은 살림이라고

→ 안는대라고 우리 옛어른이 여름을 나려고 엮은 살림살이라고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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