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7.


《무명의 말들》

 후지이 다케시 글, 포도밭, 2018.12.21.



간밤에 ‘별빛 목소리’를 들었다. “너희 스스로 푸르게 되새기면서 새롭게 배울 이야기를 온몸으로 겪고 나면, 이 이야기를 틈틈이 돌아볼 적마다 너희 스스로 예전 앙금·생채기·멍울을 모두 포근하게 녹이고 풀어낸단다.” 자다가 들은 목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한밤이다. 모두 꿈나라에 있다. 아침이 밝기까지 기다리고서 곁님하고 아이들한테 이 목소리를 옮겨서 들려준다. 낮에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 나래터를 다녀온다. 새로 선보인 《우리말꽃》을 책숲 이웃님한테 마저 부친다. 《무명의 말들》을 읽었다. 일본사람으로서 한말을 꽤 할 줄 아는구나 싶고, 무턱대고 어느 켠을 미는 길은 아니라고 느낀다. ‘저들만 사달이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는 이 나라 글바치가 얼마나 되는지 돌아본다. 갈수록 줄고, 나날이 자취를 감춘다. 다만, 글결은 아쉽다. 이녁한테 익숙한 일본 한자말이 아닌, 쉬운 한겨레말을 익히려고 마음을 기울여 본다면 글빛이 확 다르리라. 우리는 ‘말들’처럼 안 쓴다. ‘말·마음·글’이나 ‘구름·비·물’은 낱으로 쓴다. 더구나 “무명의 말들”은 무늬는 한글이되 일본말씨이다. “이름없는 말”이나 “조용히 말하다”나 “낮게 말하다”나 “들풀 목소리”처럼 “수수한 말”을 볼 수 있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