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자이언트 1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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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9.

만화책시렁 614


《BLUE GIANT 1》(블루 자이언트)

 이시즈카 신이치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4.11.30.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을 요새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요즘은 어림조차 못 하지만 예전에는 가볍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요새는 시골에서 몇 천 원쯤(때로는 만 얼마쯤) 쓰면, 집에서 느긋이 보임꽃을 누립니다. 시골에는 보임터가 없으니, 또 큰아이가 어릴 적에도 보임터에 갈 수 없으니, 2008년부터 보임판(디브이디)을 샀어요. 집에서 보임꽃을 누리니, 숱하게 다시보기를 하고, 되감기를 자꾸자꾸 하면서 찬찬히 새깁니다. 보임터에서라면 네 사람이 한 판을 보더라도 목돈이 들면서 고작 한 판에 그치지만, 시골에서 보임꾸러미(영화파일)를 사면 훨씬 눅은 값으로 이야기꽃을 두고두고 누립니다. 《BLUE GIANT 1》를 읽고서 너무 따분해서 뒷걸음은 안 읽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국뽕’이라면, 옆나라는 ‘일뽕’인데, 이시즈카 신이치 님은 ‘온누리에 첫손꼽는 노래빛’이라는 줄거리만 들려주는 틀에 사로잡힙니다. 가만 보면, 이분이 예전에 선보인 그림꽃도 늘 이런 틀이었습니다. 노래를 즐기는 길하고 먼, 높낮이를 가르고 위아래를 세우는 겨룸판이란 참으로 지겹고 질립니다. 아무래도 휘파람을 잊고, 버들피리를 잃은 오늘날이니까, 바람을 품는 노래를 그림붓으로 못 담는구나 싶어요.


ㅅㄴㄹ


“네가 재즈를 알아?” “그런 고리타분한 걸 알 리가 없잖아.” “알지도 못하면서 왜 시비야?” “네가 불쌍해서 그러는 거야, 불쌍해서.” “불쌍해?” “내 친구가 강둑에서 네가 색소폰 부는 거 들었대. 너, 더럽게 못 분다며?” (91쪽)


‘전부 쏟아낸다. 지금 할 수 있는 모두를. 전부 쏟아내는 거야.’ (175쪽)


“악기가 아깝구만. 무더운 날씨는 좋지 않아. 악기한테나 물론 자네한테도.” “네, 네에?” “금속에도 신축성이 있으니까. 게다가 색소폰은 가느다란 부품이 많잖아.” (208쪽)


+


《BLUE GIANT 1》(이시즈카 신이치/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4)


이런 호색꾼 녀석

→ 이런 난봉꾼 녀석

→ 이런 능글꾼 녀석

3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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