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2.28.

오늘말. 빛다발


서울에서 나고자랐으면 서울내기입니다. 서울사람이라서 숲을 모르지 않고, 서울아이라서 숲돌이처럼 못 놀지 않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났으니 시골내기입니다. 시골사람이라서 다 꽃순이가 아니고, 시골아이라서 바람꽃으로 뛰놀지 않습니다. 어느 곳에서 살더라도 스스로 곱살하게 마음을 다스리기에 꽃님입니다. 어느 고을에서 지내더라도 스스로 곱상하지 않으면 꽃사람하고 멀어요.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누리는 하루라면, 밤낮으로 다른 빛다발을 고스란히 품는 별잡이로 무럭무럭 큽니다. 서울이라서 별이 없지 않아요. 서울하늘은 좀 매캐하니까 별을 가릴 뿐인데, 반짝반짝 마음을 밝혀서 하늘숨을 받아들이려 하면, 어느새 빛꽃이 후두둑 쏟아지리라 느껴요. 새도 뱀도 범도 곰도 사람도 하늘빛이요 한꽃입니다. 나비도 잠자리도 개미도 거미도 서로 밝님이요 새꽃입니다. 느긋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활짝 웃는 사이라면, 서로서로 온님입니다. 넉넉히 베풀고 주고받으면서 환하게 노래하는 오늘이라면, 누구라도 아름낯이요 빛지기입니다. 햇빛과 별빛을 받아서 가볍게 윤슬을 펴는 바다처럼, 풀빛 한 모금으로 고이 눈뜨는 우리는 모두 숲내기입니다.


ㅅㄴㄹ


곱다·고이·곱다시·곱살하다·곱상하다·꽃님·꽃아이·꽃잡이·꽃바치·꽃사람·꽃가시내·꽃순이·꽃아씨·꽃사내·꽃돌이·꽃무늬·꽃빛·새꽃·숲꽃·날개·나래·윤슬·바람꽃·바람빛·바람님·바람잡이·반짝님·반짝빛·반짝별·반짝이·반짝벗·반짝날개·반짝나래·밝님·밝은님·아름답다·아름치·별님·별씨·별꽃·별순이·별돌이·별잡이·별빛·빛·빛결·빛꽃·빛다발·빛살·빛발·빛님·빛둥이·빛사람·빛지기·빛순이·빛돌이·빛아이·숲가시내·숲사람·숲내기·숲순이·숲돌이·아름꽃·아름별·아름빛·아름낯·아름님·온님·온사람·온씨·하느님·하늘님·하늘넋·하늘숨·하늘지기·하늘꽃·하늘빛·한꽃·한님·하얀님 ← 천사(天使), 천녀(天女)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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