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5.
《흙투성이 엘레나 공주 1》
하루미 히츠지 글·그림/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3.5.23.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나’이다. ‘너’는 ‘네’가 바꾼다. 우리가 서로 들려주는 말로는 하나도 못 바꾼다. 누구나 스스로 마음을 움직여야 그자리에서 바로 바꾼다. 아이들 이모네로 건너간다. 한 뼘 자란 조카들을 본다. 보고 듣고 어울리다가 움직인다. 17:30 시외버스를 타야 하기에 14:30부터 움직인다. 아직 이른낮에 버스를 탔기 때문인지 서울에 일찍 들어섰고, 조금 짬이 있기에 〈숨어있는 책〉에 큰아이하고 들른다. 열일곱 살로 자란 큰아이를 본 책집지기님은 예전 모습을 떠올리고, 큰아이도 아기일 적부터 찾아온 이곳을 어렴풋이 되새긴다. 자, 이제는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흙투성이 엘레나 공주 1》를 읽었고 두걸음도 읽었다. 밭일을 즐기는 꽃순이를 다루는 줄거리는 안 나쁘되, 그림님이 팔랑치마를 자꾸 그리고 싶어하는지, 영 이야기가 앞으로 못 뻗는다. 밀당을 벌이는 짝사랑을 그리는 길은 안 나쁘지만, ‘흙투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흐르는 살림살이는 엉성하고 어설프고 뜬금없다. 그림꽃 하나에 너무 많이 바라는 셈인가 싶다.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얼거리라면 이제 그만 읽어야지. 옷자락과 얼굴을 이쁘게 그리려고 품을 들이지만, 풀과 흙과 나무와 꽃은 설렁설렁 그리니, 하나도 안 볼 만하다.
#土かぶりのエレナ姬 #晴海ひつ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