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31.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김예림 글, 포도밭, 2021.4.26.
볕날로 아침을 연다. 봄볕 같다. ‘꽃샘추위’란, 꽃을 샘내는 추위이면서, 꽃이 샘솟는 추위이다. 두 결을 품은 ‘샘’이다. 순천호수도서관을 다녀온다. 이곳에서 조그마니 건 ‘글보임터’가 있어서 돌아본다. 그런데 책숲일꾼은 조그마한 글보임터에 아무 마음이 없구나. 널따란 곳에 잘 보이게 안 놓아도 된다지만, 구석퉁이에 처박듯 때려넣었다. 요즈음 온나라 책숲은 집을 으리으리하게 짓고, 아이들이 잔뜩 뛰어다녀도 될 만큼 빈터가 널찍한데, 속을 어떻게 채우고, 이웃들하고 무엇을 나눌 적에 책빛을 북돋울 만한지에는 마음을 못 쓰거나 안 쓰는 듯싶다. 거의 ‘백화점 문화센터’로 바뀐 얼개이다.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를 읽었다. 어쩐지 마음에 남는 줄거리가 없다. 무엇에 그을린 얼굴이었을까? ‘대표적인 페미니즘 책’으로는 순이살림도 돌이살림도 오히려 못 읽게 마련이다. ‘손에 안 꼽히는 아줌마 아저씨 삶길’을 스스로 찾아나서서 읽고, 또 스스로 ‘어깨동무하는 살림길’을 처음부터 새로 열 적에 ‘햇볕에 그을리며 땀으로 빛나는 웃음꽃’을 알아채리라 본다. 시골집에 돌아와 손발을 씻고 숨을 돌릴 즈음 빗소리를 듣는다. 밤새 시원시원 겨울비가 온다. 찬비 아닌 포근비가 오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