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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사회 - 비난과 조롱에 익숙해지다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1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2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1.
다듬읽기 171
《공격 사회》
정주진
철수와영희
2024.2.10.
《공격 사회》(정주진, 청수와영희, 2024)는 낮거나 아프거나 외롭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오히려 못살게 구는 까닭이 무엇인지 짚으려는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속속들이 짚거나 다루기보다는, 서울 언저리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에 지나치게 매인 듯합니다. ‘서울 지하철’은 ‘바퀴걸상 다리꽃’을 마음껏 펴기 어렵지 않습니다. 서울에 사람이 지나치게 많을 뿐입니다. 시골에는 전철도 ‘낮은버스’도 없고, 하루에 버스가 몇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와서 ‘교통약자 이동권’을 외치는 사람을 여태 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미친날씨’에 등돌렸을까요? 부릉부릉 매캐한 쇳덩이를 모는 모든 사람이 등돌렸을 테고, 총칼을 만드는 데에 어마어마하게 돈을 쏟아부을 뿐 아니라 ‘전쟁무기산업’에 몸바치는 숱한 사람들 모두 등돌렸을 텐데, 이 대목부터 짚을 노릇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로 우리말을 괴롭히고 짓밟는 일을 못 깨달아요. 마음을 담는 말부터 “어린이 곁에 서며 어깨동무하는 쉬운 말”이 아닌, “일제강점기 일본말씨”에 갇힌 틀을 벗지 않는다면, 바로 우리 스스로 사납말로 서로 쏘아대면서, 사납짓으로 서로 괴롭히는, 엉뚱하고 슬픈 쳇바퀴에서 허덕일 뿐입니다. 엉큼짓을 일삼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예전 서울시장을 감싼 이들을 나무라지 못 하는 글자락이라면, ‘공격 사회’ 불씨가 어디에서 자꾸 튀어나오는지 눈을 감은 셈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같은 조치를 취했다
→ 같은 일을 했다
→ 똑같이 했다
5
그들이 공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 이들이 자꾸 화살을 받는 까닭은
→ 이들은 엄청 손가락질을 받는데
6
시위의 첫 장소로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 너울판 첫터로 고른 까닭이 있다
→ 들물결 첫자리로 삼은 뜻이 있다
19
가장 큰 반향은 아마도 많은 사람이 처음으로 장애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 아마도 숱한 사람이 처음으로 빛사람을 가장 크게 느꼈으리라
→ 아마도 숱한 사람이 처음으로 다른이를 가장 크게 느꼈으리라
21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 고루 바라본 까닭은
→ 둘레에서 들여다본 뜻은
26
이런 불법 주장과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 이런 어긋난 말을 더 깊이 묻고 싶다
→ 이런 막말을 좀더 파고들고 싶다
33
압사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눌려죽다니 믿을 수 없다
→ 밟혀죽다니 믿을 수 없다
44
이태원 참사는 인재였다
→ 이태원 불굿은 사람탓이다
52
기사가 말해 주고 있는 것은
→ 이 글은
→ 이 글자락은
66
빈곤에 대한 멸시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 우리 터전은 가난을 깔본다
→ 우리나라는 가난하면 깎는다
67
열악한 주거 형태로는 쪽방촌이 있다
→ 허술한 집으로는 쪽칸골이 있다
→ 초라한 집으로는 쪽마을이 있다
→ 낡삭은 집으로는 쪽고을이 있다
71
외국인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한다
→ 너머일꾼은 힘껏 일한다
→ 바깥일꾼은 땀내어 일한다
→ 이웃일꾼은 바지런히 일한다
158
대홍수 이전부터 악화일로였던 경제 상황은
→ 큰물 앞서부터 기우뚱하던 살림살이는
→ 물벼락 앞서부터 떨어진 살림판은
193
한국은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 우리는 가뭄이 끔찍했다
→ 우리나라 가뭄은 모질었다
204
콘서트에서 다량의 물을 사용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은 곧 일단락됐다
→ 노래잔치에서 물을 흠뻑 쓴다는 말썽은 곧 끝났다
→ 노래마당에서 물을 잔뜩 쓴다는 말밥은 곧 마쳤다
→ 노래판에서 물을 마구 쓴다는 사달은 곧 매듭지었다
207
극한 가뭄 상황에서 공공재인 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응은 많이 부족했다
→ 우리는 모진 가뭄에 고루거리인 물을 옳게 못 보고 못 다루었다
→ 우리는 가뭄고비에 두루거리인 물을 제대로 못 보고 못 다루었다
209
위 사건으로
→ 이 일로
225
미세공격은 의도의 유무와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언어적, 비언어적 개인 사이 교류로 인해 생긴다
→ 아무튼 서로 괴롭히는 말과 몸짓 사이에 잔주먹을 날린다
→ 어쨌든 서로 들볶는 말과 매무새 사이에 조금씩 물어뜯는다
23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