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청춘표류
김달국.김동현 지음 / 더블:엔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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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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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낳아 어질게 돌보는 어버이라면, 섣불리 쇳덩이를 안 몰 테고, 아이를 함부로 쇳덩이에 안 태웁니다. 철이 안 든 몸이기에 쉽게 쇳덩이를 장만해서 몰고, 아이를 그냥 쇳덩이에 태웁니다. 쇳덩이에 몸을 실으면 둘레를 잊습니다. 쇳덩이가 빨리 달리는 길에 걸리적거리면 골을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요. 모든 사람이 다니던 길이 쇳덩이가 먼저 밀어대는 자리로 바뀌고, 새나 들짐승이나 풀벌레나 풀꽃나무는 얼씬도 하면 안 되는 수렁으로 굳어갑니다. 《서른 살 청춘표류》는 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을 갈무리합니다만, 뭔가 마뜩하지 않습니다. 아이한테 왜 ‘필살기’를 가르쳐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뭘 가르치려 들기 앞서, 그저 아이하고 ‘살림’을 함께 가꾸고, 집안일을 같이 하고, 풀꽃나무를 나란히 사랑하는 하루를 누리면 넉넉합니다. 쇳덩이를 치우고서 천천히 거닐면 됩니다. 하늘을 읽고 흙을 읽고 철을 읽으면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겉멋이 넘치니 글을 자꾸 꾸밉니다.


《서른 살 청춘표류》(김달국·김동현 글, 더블:엔, 202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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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에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다고 하여 삼심이립(三十而立)이라고 하였다

→ 서른 살에 배움밑을 세운다고 하여 똑똑길이라고 하였다

→ 서른 살에 배움밑동이 선다고 하여 똑똑빛이라고 하였다

→ 서른 살에 배움바탕을 닦는고 하여 똑똑철이라고 하였다

→ 서른 살에 배움그루가 선다고 하여 똑똑나이라고 하였다

4쪽


내가 청춘시절에는 몰랐지만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자식에게 필살기로 가르쳐 주고 싶었다

→ 내가 푸른날에는 몰랐지만 오늘 아는 삶을 아이한테 꽃솜씨로 가르쳐 주고 싶다

→ 내가 젊어서는 몰랐지만 이제 아는 살림을 아이한테 멋짓으로 가르쳐 주고 싶다

5쪽


아들과 나눈 이야기를 11개 꼭지로 정리한 것이다

→ 아들과 나눈 말을 열한 꼭지로 추슬렀다

→ 아들과 한 이야기를 열한 꼭지로 담았다

5쪽


한때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세월이 가면 나와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

→ 한때 가깝게 지내던 사람도 사노라면 나와 맞지 않기도 하다

13쪽


인간관계는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 사람은 말로 열어서 말로 끝난다

→ 사람살이는 말로 해서 말로 끝난다

22쪽


그런 건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 사람마다 다 다르긴 하지만

→ 누구나 다르긴 하지만

23쪽


언어는 그 사람의 내면의 울림이기 때문에

→ 마음이 울려나오는 말이기 때문에

27쪽


욕구가 1차적이면서 생리적이라면, 욕망은 2차적이면서 정신적이지

→ 고픔이 첫째이면서 몸짓이라면, 바람은 둘째이면서 마음이지

→ 뜨거움이 처음이면서 몸이라면, 비손은 다음이면서 바탕이지

48쪽


책은 상상력을 길러 줘

→ 책으로 생각힘을 길러

→ 책을 읽어 생각을 길러

79쪽


양극단에서 어떻게 중용의 길을 갈 것인가

→ 두 끝에서 어떻게 가운길을 가느냐

→ 가름길에서 어떻게 곧은길을 가느냐

93쪽


결혼은 사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예지(豫知)로 감행된다

→ 사랑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미리 읽고서 짝을 맺는다

→ 사랑을 먼저 헤아리기에 짝을 맺는다

13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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