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중학생 34명 지음,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장현실 그림 / 보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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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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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어른 누구나 막말을 한 마디라도 안 섞으면 이야기를 풀지 못 하는 오늘날인 듯싶습니다. 시골버스에서도, 길에서도, 가게에서도, 배움터에서도, 아주 쉽게 막말을 듣습니다. 마음을 말에 담는 줄 안다면 아무 소리나 주워섬기지 않을 텐데, 어느 모로 보면 이미 마음이 망가졌기에 막말이 아니고는 말을 못 하는 셈일 수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은 2000년을 앞둘 무렵 푸름이로 살던 여러 아이들 목소리를 담습니다. 일하는 어버이 곁에서 걱정하는 마음이 흐르고, 마을에서 때리거나 돈을 뺏는 언니한테 시달리는 하루가 흐릅니다. 책이름처럼 아무한테도 좀처럼 털어놓지 못 하던 말을 글로 옮깁니다. 푸름이가 쓰는 삶글을 예나 이제나 눈여겨보는 어른은 드물고, 새뜸에 푸름이 목소리가 나오는 일도 드뭅니다. 곰곰이 보면 온나라가 “막말 큰잔치”를 벌이는 꼴입니다. 삶말을 등지니 삶글을 못 쓰고, 살림말을 안 배우니 살림글을 안 써요. 말이 망가지니 나라도 망가집니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장현실 그림, 보리, 2001.12.1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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