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4.


《우에노 역 공원 출구》

 유미리 글/김미형 옮김, 기파랑, 2015.1.15.



아침에 씻고 빨래를 한다. 이윽고 미역국을 끓인다. 오늘도 찬바람이 씽씽거리지만 마당에 빨래를 널 만하다. 살짝 숨을 돌리고서 글자루에 이름을 적고서 ‘책숲 꽃종이 1008’을 담는다. 큰아이가 거든다. 둘이서 잘 마친 뒤 17시 시골버스로 읍내 나래터로 찾아가서 부친다. 18시 30분 시골버스로 돌아오니 어두운 하늘에 별이 돋는다. 겨울이 떠나가면서 저녁이 조금씩 짧다. 새도 나무도 흙도 철빛을 두루 느끼면서 지켜볼 테지. 구름도 바람도 비도 철빛에 따라서 온누리를 새롭게 어루만질 테지. 《우에노 역 공원 출구》를 읽었다. 여섯 해 뒤에는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이란 이름으로 다시 나왔다. 매우 잘 쓴 글이라고 느끼는데, 이 글을 둘레에서 얼마나 읽는지 궁금하다. 유미리 님은 일본글로 쓰지만, ‘우리글꽃(한국문학)’에 넣을 일이라고 본다. 한글로 이야기를 여미는 우리글꽃이 있고, 일본글이나 중국글이나 영어로 여미는 우리글꽃이 있다. 아기일 적에 덴마크나 네덜란드로 떠나야 했던 분들이 살아온 나날을 적은 이야기도 우리글꽃으로 삼아야겠지.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이기에 이 삶을 사랑으로 풀어내는 길을 연다. 푸르게 살아가려는 마음이기에 온누리에 푸르게 물드는 잎빛을 씨앗으로 심을 수 있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유미리/강방화 옮김, 소미미디어, 2021.9.28.)

#柳美里 #JR上野驛公園口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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