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2.8. 돌아온 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살아가는 곳에 따라서 삶에 살림이 다르니, 삶하고 살림을 담는 마음이 다르고, 이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 다릅니다. 어떻게 어디에서 누구랑 살아가며 살림하느냐에 따라 하루하루 짓는 마음이 다르니, 우리는 저마다 다 다르게 말소리를 엮고 짓고 나눕니다.


  큰아이하고 하루치기로 일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할머니랑 이모를 만나서 마음빛을 나누는 말을 들려주고 들을 참이었습니다. 나는 나를 바꿀 뿐이고, 우리 집 두 아이는 두 아이 스스로 바꿀 뿐이고, 우리 곁님은 곁님 스스로 바꿀 뿐입니다. 누가 바꾸어 주지 않아요. 다만, 한지붕을 이루는 사이라면 문득 말을 섞으면서 길잡이로 설 수 있고, 키잡이 노릇을 할 수 있어요.


  새로 내놓은 《우리말꽃》을 일산 할머니랑 이모한테 한 자락씩 건네었습니다.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30분 쪽틈이 있어서, 서울 신촌 〈숨어있는 책〉에 얼굴만 비추면서 책을 마저 드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숨어있는 책〉 책지기님하고 맺은 스물다섯 해 알음알이를 이야기하느라 그만 책을 못 건넨 채 고흥까지 들고 돌아왔어요.


  해날 새벽에 고흥을 나섰고, 달날 밤에 고흥에 돌아왔고, 불날하고 물날에 책숲 이웃님한테 새책을 띄우려고 바지런히 나래터를 다녀오니 몸살에 걸립니다. 오늘 나무날은 이튿날부터 이을 설날쉼을 앞두고 저잣마실을 다녀옵니다. 사흘 동안 조용히 시골집에 머무르려고 해요. 어질거리면서도 시골버스에서 노래꽃을 몇 자락 썼고, 오늘 저녁에는 한나절쯤 앓아눕고 난 뒤에 아이들한테 ‘아프다·앓다’가 어떻게 다른 말인지 들려주고서, ‘알다·알’하고 어떻게 잇닿는지 짚습니다. 목이 아프기에 천천히 들려주는데, 큰아이는 “사람들이 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흐르는지 알면 다 즐겁게 깨어날 텐데,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니 깨어나지 못 할 듯해요.” 하고 얘기합니다.


  ‘알다’를 알지 못 하면 ‘알’도 모르고, ‘씨앗·씨알’도 모르고, ‘열매(능금알·복숭아알·콩알)’도 모르게 마련입니다. ‘앓다’는 스스로 몸마음을 갈아엎으려고 끓어올라서 새길로 가는 결이기에 ‘알아가’지만, ‘아프다’는 남이 자꾸 들쑤신다고 여겨 싫거나 밉거나 꺼리는 마음이 짙으니 ‘시샘’으로 기울어요. ‘알아가’는 ‘알·앓다’이기에 ‘앞(어제·모레)’을 바라볼 수 있고, ‘아침’을 열어요. 새책 《우리말꽃》을 찬찬히 읽으면서 우리말이 어떤 꽃빛인지 알아가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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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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