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책방
전다정 지음, 전자명 그림 / 학교앞거북이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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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9.

그림책시렁 1348


《마녀책방》

 전다정 글

 전자명 그림

 학교앞거북이

 2022.10.12.



  이름을 스스로 짓지 않을 적에는 잘못 읽거나 보거나 느끼거나 받아들이기 일쑤입니다. 이름을 스스로 짓기에 제대로 읽고 찬찬히 보고 가만히 느끼고 곰곰이 받아들입니다. 이름은 섣불리 안 지어요. 이름은 함부로 안 짓습니다. 이름을 짓기까지 두고두고 지켜봅니다. 이름을 지으려고 오래오래 살펴봅니다. 이름을 지을 때까지 언제나 사랑으로 즐겁게 마주합니다. 《마녀책방》은 ‘ㅁㄴ’으로 남은 글씨가 붙은 책집을 둘러싼 하루를 들려줍니다. ‘ㅁㄴ’은 ‘마녀’나 ‘모녀’로 읽을 수 있고, ‘미녀’나 ‘미남’으로 읽을 수 있어요. 우리말로 보자면 ‘막내’나 ‘못내’나 ‘물님’처럼 헤아려도 어울립니다. ‘무늬’나 ‘모난’으로 읽어도 재미있어요. 바람을 읽기에 바람님이고, 숲을 알기에 숲님입니다. 들을 헤아려 들님이고, 사랑을 그리는 사랑님입니다. 얼핏설핏 그냥그냥 쓰는 낱말에는 아무런 마음이 깃들지 않아요. 우리가 오늘 쓰고 나누는 말은 어떤 이름으로 이어갈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글 한 줄을 읽건, 책 한 자락을 장만하건, 말 한 마디하고 이름 하나에 담는 숨결을 곰곰이 짚을 적에라야, 비로소 눈을 밝게 뜨고서 서로서로 이웃으로 지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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