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솜 감옥 1
오자키 이라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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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14.

만화책시렁 605


《풀솜감옥 1》

 오자키 이라

 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5.30.



  스무 살 무렵에 어버이집을 뛰쳐나오지 않았으면 어떤 길을 걸었으려나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날마다 아버지하고 티격태격했을는지 모르되, 조금씩 집안을 바꾸는 길을 걸었을 수 있고, 그만 미움씨앗만 활활 타오르다가 모두 무너졌을 수 있습니다. 징검다리나 이음돌 노릇을 할 수 없다면, 그곳에서 떠나는 길도 아름다우리라 여깁니다. 집안에서 한 사람이라도 홀로서기를 하면서 새길을 찾는 몸짓을 선보일 적에, 웃사내 꼰대질이 사그라들 테니까요. 《풀솜감옥 1》를 읽는 내내 어릴 적 일을 떠올리고, 앞으로 살림하며 지을 눈망울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부드럽게 여미는 울타리여도 사슬이나 수렁이나 굴레이게 마련입니다. 꽃뜰을 가꿀 뜻이 아닌, “꽃을 심은 가두리”로 짠다면, 모두 숨막혀요. 숨막히는 가두리를 세워 놓고도 스스로 숨막히는 줄 모른다면, 이미 죽어버린 넋이지 싶습니다. 누가 “죽은 넋”을 깨울까요? 아이가 해줘야 할까요? 어버이로 살아온 늙은 할배가 스스로 일어서야 할까요? 옆에 있을 적에 말을 섞어도 알아차리지 않거나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면, 그대로 죽겠지요. 죽살이는 늘 맞물립니다. 말귀를 틔우고, 아이 눈빛을 받아들여, 살림을 사랑으로 가꿀 적에만 비로소 삶입니다.


ㅅㄴㄹ


“애들은 원래 다들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를 사랑해. 사랑하는 엄마가 항상 힘들어 보여서 도와주고 싶었어. 아무리 혼나고 훼방꾼 취급받아도, 엄마를 사랑하니까 참은 거야.” (79쪽)


‘나는 내 인생을 살자. 누군가를 위해서도, 누군가의 탓도 아니야. 나를 위해 사는 거야.’ (93쪽)


‘제대로 노력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117쪽)


#尾崎衣良 #?綿の檻


+


《풀솜감옥 1》(오자키 이라/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남녀평등이다 뭐다 하지만, 아들의 탄생을 더 기뻐하는 풍조가 남아 있었다

→ 나너우리다 뭐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나면 더 기뻐하곤 했다

→ 온살림이다 뭐다 하지만, 아들이 나오면 아직도 더 기뻐한다

→ 나란하다 뭐다 하지만, 아들을 낳으면 더 기뻐하기 일쑤이다

12쪽


가족을 위해 집안을 위해 분골쇄신 일해 왔다

→ 온집에 집안에 뼈를 깎으며 일해 왔다

→ 곁사람과 집안에 몸바쳐서 일해 왔다

60쪽


남편을 내조하는 날들

→ 짝꿍을 거두는 날

→ 곁님을 돕는 나날

73쪽


준수한 편인데

→ 말쑥한데

→ 멋있는데

→ 고운데

103쪽


리얼충의 휴일은 바쁘다구

→ 살림꾼은 쉼날이 바쁘다구

→ 삶님은 쉬는날이 바쁘다구

138쪽


폴 하나를 써서 근력, 코어, 유연성을 구사하는 아크로바틱한 댄스다

→ 대 하나를 써서 몸힘, 밑힘, 매끈빛을 펴는 꽃솜씨 같은 춤이다

→ 장대 하나로 몸, 속힘, 부드럼을 선보이는 멋솜씨다운 춤이다

→ 바지랑대로 힘살, 바탕힘, 미끈함을 빛솜씨로 베푸는 춤이다

17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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