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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여자 불편해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23년 2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1.
다듬읽기 118
《난 그 여자 불편해》
최영미
이미
2023.2.21.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 이미, 2023)는 글님을 거북하게 여기는 둘레 목소리에 어떻게 마주했는가를 털어놓는 줄거리입니다. 웃사내질에 응큼질에 노닥질을 일삼는 이 나라 글담 한켠을 밝히고서 글을 실을 자리를 잃었다고 하는데, 이 꾸러미에는 ‘조선일보·농민신문·해럴드경제’에 실은 글을 담았어요. 글담은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영미 님도 이 글담을 오래 누려왔고, 오늘도 누립니다. 이쪽도 저쪽도 그쪽도 글담입니다. 이제는 담벼락 아닌 놀이터로 갈아엎을 때라고 느껴요. “비싼 밥집”을 누리는 서울 한복판부터 벗어날 때입니다. 시골에서 아이를 돌보는 글바치는 글꾸러미를 매듭지을 즈음 빨래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밥을 지어서 차리고서 숨을 돌립니다. 이런 시골 글바치더러 “조용히 아이하고 누리는 하루를 글로 담아서 펼쳐 보라”고 묻는 곳은 아직 없어요. ‘브레이크 타임’도 ‘책 파티’도 아닌, 또 여름 날씨를 “재앙에 가까운 더위”라 여기는 눈도 다독여야, 비로소 글빛이 살아날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그녀는 우리를 도발해 말을 하게 한다
→ 그이는 우리를 들쑤셔 말을 시킨다
→ 그이는 우리를 건드려 말을 자아낸다
12쪽
재앙에 가까운 더위를 견디느라
→ 너울대는 더위를 견디느라
→ 벼락같은 더위를 견디느라
→ 불벼락 더위를 견디느라
13쪽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 식당에 난 가지 않는다
→ 나는 쉴참이 있는 밥집에 가지 않는다
→ 나는 낮에 쉬는 밥집에 가지 않는다
18쪽
문단권력을 비판한 나를 그들은 좋아하지 않으며
→ 그들은 글담을 나무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며
26쪽
문인이며 방랑시인이었던 김시습의 산문을
→ 글바치이며 떠돌이새이던 김시습 삶글을
→ 붓꾼이며 별나그네이던 김시습 글자락을
→ 먹물이며 바람꽃이던 김시습 글줄을
30쪽
고통스러운 과거를 천연덕스럽게 풀어나가는 재능에 나는 반했다
→ 나는 괴로운 어제를 스스럼없이 풀어내는 솜씨에 반했다
39쪽
남성 문인들의 성적인 괴롭힘은 한국 문단의 관행이었다
→ 글쓰는 사내는 우리 글밭에서 추레하게 괴롭혀 왔다
→ 글쓰는 놈들은 우리 글판에서 노닥이며 괴롭혀 왔다
55쪽
갓 등단한 내가
→ 갓 나온 내가
→ 갓 첫선인 내가
55쪽
내 글이 감정보다 이성에 호소하기 바란다
→ 내 글이 마음보다 넋에 부르짖기 바란다
→ 내 글이 느낌보다 빛에 외치기 바란다
57쪽
움직일 수 없는 사실과 진실이 있었다
→ 움직일 수 없는 모습과 참이 있다
→ 움직일 수 없는 겉모습과 참길이 있다
65쪽
살아야겠다는 본능에 충실했다
→ 살아야겠다는 몸짓에 따랐다
→ 살아야겠다는 느낌에 맡겼다
74쪽
얼마 전에 친구들과 책 파티를 했다
→ 얼마 앞서 동무하고 책잔치를 했다
142쪽
나의 하루는 숫자에서 시작해 숫자로 끝난다
→ 나는 하루를 셈으로 열어 셈으로 끝낸다
163쪽
원고를 보내기 전후에 나는 고급 식당에 간다
→ 글을 보내는 앞뒤로 비싼 밥집에 간다
→ 글을 보내는 사이에 값비싼 밥집에 간다
21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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