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27.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구로카와 유지 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3.11.
어제 잘못 산 쟁개비 뚜껑을 바꾸러 읍내에 다시 나간다. 날이 포근하면서 읍내마실을 하는 할매할배도 늘어난 듯싶다. 앞으로 이 시골에서 시골버스를 탈 사람은 얼마나 될까? 스무 살만 넘어도 버스를 안 탄다. 어린이·푸름이하고 할매할배가 타고, 숲노래 씨처럼 “앞으로도 부릉거리는 쇳덩이는 안 건사할” 사람이 탈 텐데, 시골에서 살며 “부릉거리는 쇳덩이”를 안 거느리는 20∼60살 이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늘이 뿌옇다. 뿌열 만하다. 다들 부릉거리는 쇳덩이를 몰잖은가? 우리나라는 진작부터 서울나라이잖은가?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읽었다. 옮김말씨는 매우 아쉽지만, 또 우리 스스로 쓴 책조차 아닌, 일본 이웃이 쓴 책이지만, 고맙게 읽었다. 일본은 진작 우크라이나 발자취도 찬찬히 새기고 나눌 만큼 눈썰미가 넓다. 우리는 겨우 “일본책을 옮길 뿐”인데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로 범벅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물려받아야 할까? ‘무인군사드론’이나 ‘핵탄두를 붙인 대륙간탄도탄’을 물려줘야 하나? 푸르게 우거진 들숲바다를 정갈히 돌보며 사랑하는 살림빛을 물려줄 수 있는가? 싸움으로 타오르는 불바다는 얼뜬 우두머리 하나가 일으키지 않는다. 얼뜬 얼간이는 바로 우리가 뽑아서 세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