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헤맴 2022.3.20.해.
헤맨다면, 헤매기에 보는 길이 있어. 찾는다면, 찾기에 아는 길이 있어. 헤매지 않고서는 못 보는 길이 있지. 찾아내고서 새롭게 아는 길이 있고. 얼핏 ‘헤매는구나’ 싶을 적에 차근차근 보렴. 겉모습은 틀림없이 ‘헤맴’일 텐데, 이곳저곳을 온몸으로 누비면서 여태 모르던 낯선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찾아낼 적에 가만히 생각해 봐. ‘찾아낸’ 길은 어디에 있니? 까마득히 먼 곳이니, 아니면 늘 네 곁이었니? 아이한테서 배우니, 아니면 아이한테 가르치니? 구름을 보며 스스로 느끼니, 아니면 누가 구름을 알려주어야 구름을 느끼거나 아니? 곁을 보되 늘 네 넋을 생각하렴. 네 넋을 보면서 네 곁을 느껴 봐. 참길은 늘 너한테서 태어나. 다 다른 너(나)가 다 다르게 참빛이기에 서로서로 만나서 새록새록 느낀단다. 다 다른 너(나)가 스스로 참빛이 아니라면 아무 이야기가 싹트지 않지. 스스로 참빛이 아닌 사람들은 겉돌고 맴돌면서 떠도느라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헛돌고 쳇바퀴에 갇힌 굴레일 뿐이야. 자, 다시 처음부터 볼까? 아이들은 헤매니, 안 헤매니? 아이들은 스스로 찾니, 안 찾니? 아이들은 스스로 아니, 어른이 가르쳐야 아니? 너(나)를 이루는 마음이 어떤 빛인지 헤아리렴. 네 넋은 어떤 얼을 드러내면서 빛나고, 마음에 어떤 생각을 심어서 키우고 뛰노는 아이인가를 살피렴. 왜 헤매느냐 하면, 스스로 보고 느끼면 스스로 찾게 마련인데, 스스로 안 찾았거든. 왜 헤매면서 힘든가 하면, ‘헤매는 놀이’를 “놀이 아닌 고단한 가시밭길”로 여기느라 스스로 지치거든. 헤매기에 헤엄을 치지. 헤매기에 헤아려. 헤매는 너는 수수께끼를 풀면서 노래하는 마음일 적에 어둠을 걷어내어 별빛으로 돋는단다. 헤매기에 찾아. 헤매지 않으면 제자리에 멈추다가 고이고 말아. 기쁘게 헤매기를 바라. 나비처럼 마음껏 팔랑거리는 춤을 지으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