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ㄱㄴㄷ
김숙.김미영.김지영 지음, 권봉교 그림 / 북뱅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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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8.

그림책시렁 1335


《사랑 사랑 ㄱㄴㄷ》

 김숙·김미영·김지영 글

 권봉교 그림

 북뱅크

 2024.1.20.



  진달래가 왜 ‘진달래’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찔레가 왜 ‘찔레’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지 + ㄴ + 달래’인데, ‘지’는 ‘지다·짓다·짙다’를 이루는 밑동입니다. 가시가 야물게 돋아서 찌르는 ‘찔레’인데, 새봄에 돋는 가시는 여려서 봄나물로 삼습니다. 예부터 임금·글바치·벼슬아치·나리를 뺀 수수한 사람들은 언제나 멧들숲바다를 품고서 살았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풀꽃나무한테 이름을 붙인 사람은 먹물바치 아닌 살림꾼입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가 이름을 붙였어요. 아이들이 늘 곁에서 품으며 이름을 불렀습니다. 《사랑 사랑 ㄱㄴㄷ》은 ㄱㄴㄷ하고 풀꽃나무를 엮어서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ㅈ에 ‘진달래·찔레’도 아닌 ‘장미’를 다루고, ㅌ에 ‘토끼풀’도 아닌 ‘튤립’을 다룹니다. 이렇게 할 수도 있을 테지만, 수수한 들꽃아이가 스스럼없이 곁에 두며 함께 지내온 풀빛을 헤아린다면 사뭇 달랐겠지요. 제비꽃하고 제비는 한동아리입니다. 제비꽃이 필 무렵 제비가 돌아오고, 또 제비가 돌아올 새봄에 제비꽃이 피는데, 가을제비꽃이 필 무렵은 제비가 돌아갈 때입니다. 수수한 들꽃에는 오랜 우리 살림이 깃들어요. 어린이한테 어떤 풀꽃나무를 알려주어야 어진 어른일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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