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시바, 시베리아
이지상 지음 / 삼인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8.

읽었습니다 290



  모든 하루는 스스로 그린 길대로 흐릅니다. 스스로 그리지 않은 길로 여는 하루란 없습니다. 불현듯 그렸고, 문득 그렸고, 짜증이나 미워하면서 그렸고, 웃거나 노래하면서 그렸어요. 툴툴대며 그렸고, 즐겁게 그렸고,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그렸어요.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읽으면서 시베리아가 그다지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글님은 너무 서두르면서 바쁘게 휙휙 지나다녔구나 싶더군요. 굳이 더 넓고 멀리 곳곳을 누벼야 시베리아를 알거나 말할 수 있지 않습니다. 두고두고 느긋느긋 네 철을 골고루 마주하면서 시베리아를 맞아들이고 말할 수 있을 테고요. 이웃나라나 이웃마을을 다녀오는 길이란, 이웃하고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이라고 여겨요. 그러니까 뭔가 끄적이거나 남기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곳을 우리 보금자리하고 똑같이 마주하면서 스스로 꿈을 그리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뚜벅뚜벅 걷는 매무새라면 줄거리도 얼거리도 확 달랐을 테지요.


《스파시바, 시베리아》(이지상, 삼인, 2014.8.10.)


ㅅㄴㄹ


폐부 속 깊이 전해 온다

→ 가슴 깊이 다가온다

→ 깊이 스민다

24쪽


세계 최대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물의 천국에서 물 부족 현상을 겪는 이 역설을

→ 온누리에서 물을 가장 많이 담은 곳에서 물이 모자란 이 거꾸로를

46쪽


호반의 백사장 위에서 홀딱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 못가 모래밭에서 홀딱 벗고 해받이를 즐기는

→ 물가 모래벌에서 홀딱 벗고 해바라기를 즐기는

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