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23.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

 이임하 글, 철수와영희, 2023.10.16.



광주로 나들이를 가는 분이라면 무엇을 보거나 누리거나 느낄 마음일까? 광주라는 고장은 이웃고장 사람들한테 무엇을 베풀거나 선보일 만할까? 더 커다란 고루가게(백화점)가 있어야 할까? 눈물마실(다크투어리즘)을 더 늘려야 할까? 광주는 1980년에서 멈추었지 싶다. 1979년에도 사람이 살았고, 1959년에도 오순도순 어우러졌는데, 1800년이나 1500년 이야기라면 아예 벙긋조차 않는다. 다른 고장도 비슷하다. 옛자취를 왜 한두 가지에 옭매어야 할까? 왜 스스로 새길을 헤아리면서 아이들 앞길을 숲빛으로 펴는 길하고는 등질까?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한참 생각을 기울이다가 꿈나라로 간다.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를 고맙게 읽었다. 이런 발자취를 여미는 분이 있으니 반갑다. 2023년 올해책 가운데 하나로 꼽고 싶다. 요사이는 ‘페미니스트’를 이쪽에서건 저쪽에서건 너무 좁게 가둔다. 한자말 ‘여성해방’은 우리말로는 ‘사랑물결’이나 ‘어깨동무’이다. 왜 이렇게 옮기겠는가? 여태 억눌렸기에 이제껏 억누른 바보를 똑같이 족치거나 죽이자는 물결이 아니다. 마음이 찌들고 뒤틀린 멍청이를 일깨워서 참사랑으로 눈을 뜨도록 북돋우는 물결이다. 아이는 순이 혼자 못 낳는다. 돌이를 숲사람으로 가르쳐야 나라가 살아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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