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2.

오늘말. 빈수레


시골에서 살아가며 숲을 품는다면, 모든 새가 다 다르게 노래하는 줄 온몸으로 느낍니다. 온삶이 노래인 시골살이예요. 얼핏 엄포처럼 우렁차게 노래하는 새가 있는 듯하지만, 참새도 딱새도 노랫소리가 커요. 조그마한 몸집이라서 노랫가락이 자그맣지 않습니다. 온살이를 고스란히 들려주는 새노래예요. 이와 달리 빈수레는 거품입니다. 텅 비었기에 털털 먼지가 나요. 반지르르할 뿐, 빛나지 않습니다. 번들거리는 겉모습은 그저 바가지예요. 눈속임은 오래가지 않아요. 온살림날이나 온살이빛을 이루려면 눈가림을 치울 노릇입니다. 눈비음으로 우쭐거린들 후줄그레한걸요. 허튼말은 스스로 갉아요. 부풀리는 헛소리는 쳐다보지 마요. 숲빛을 베푸는 멧새가 나누는 노래잔치를 누려요. 신바람으로 펴는 노래를 맞이하는 꽃길입니다. 꽃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꽃나래를 펴고, 사랑마실을 나서요. 아무 책이나 읽기보다는 사랑책을 읽으면서 살림을 밝힙니다. 배우고 익히는 동안 스스로 책을 쓸 수 있어요. 돈벌이를 따지면 재미없어요. 이름값을 내세우면 거짓말 같아요. 함께 기쁠 하루를 헤아리고, 서로 즐거울 이곳을 돌아보고, 나란히 노래할 꿈을 살펴요.


ㅅㄴㄹ


온살림길·온살림빛·온삶·온삶빛·온삶길·온살이·온살이길·온살이빛·온살림날·온살이날·온삶날 ← 백세시대


꽃마실·꽃길·꽃날개·꽃나래·사랑마실·사랑길·신바람길 ← 신혼여행


배움책·익힘책·살림책 ← 교양서, 교양서적


엄포·큰소리·뻥·윽박·우쭐거리다·거품·겉멋·군말·껍데기·거짓말·떠벌리다·바가지·번지르르·반지르르·빈수레·눈속임·눈가림·눈비음·속이다·헛바람·헛소리·허튼말·부풀리다 ← 블러핑


살피다·돌아보다·따지다·헤아리다·거스르다·치르다·내다·받다·주다·셈하다·셈·값 ← 정산(精算)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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