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고개
동길산 지음 / 비온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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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2.31.

읽었습니다 287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누리 이웃나라는 함부로 들숲메를 깎거나 밀면서 집을 짓지 않았습니다. 들에서는 들빛을 담고, 숲에서는 숲빛을 누리고, 메에서는 멧빛을 품었습니다. 언덕이 높대서 언덕을 함부로 안 깎았어요. 오늘날 잿집(아파트)은 들숲메를 싹 밀고서 올립니다. 잿마을에는 언덕도 들숲도 없기 일쑤입니다. 《부산의 고개》를 읽으며 부산 골목집을 떠올립니다. 부산뿐 아니라 서울도 인천도, 대전도 여수도, 목포도 춘천도, 고갯마을이 있고 넓어요. 살림집을 짓던 지난날에는 멧등성이를 따라서 햇볕을 서로 나누는 작은집이었어요. 살림집을 잊은 오늘날에는 더 높이 올려서 햇볕을 혼차지하려는 너울이 드셉니다. 가만히 보면, 고갯마을에는 오래오래 이야기꽃이 흐르고, 잿마을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시피 합니다. 집이 허름하면 조금씩 손질하는 골목집입니다. 올린 지 스무 해만 지나도 싹 허물어 다시 올리려는 잿집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골목과 마을과 살림을 잊으면 사랑도 잃어요.


《부산의 고개》(동길산, 비온후,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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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으려면 진이 다 빠진다

→ 넘으려면 심이 다 빠진다

→ 넘으려면 힘이 다 빠진다

→ 넘으려면 혀가 다 빠진다

→ 넘으려면 땀이 다 빠진다

11쪽


부산장은 규모가 대단했다

→ 부산판은 크기가 대단했다

→ 부산저자는 대단했다

→ 부산마당은 대단히 컸다

11쪽


소가 끄는 구루마 하나가 겨우

→ 소가 끄는 수레 하나가 겨우

→ 소수레 하나가 겨우

19쪽


백방의 노력 끝에

→ 두루 애쓴 끝에

→ 여러모로 힘써서

→ 이래저래 땀흘려

26쪽


둘레길이 그만큼 무궁하고 무진하다

→ 둘레길이 그만큼 더없이 많다

→ 둘레길이 그만큼 끝도 없다

→ 둘레길이 그만큼 숱하게 많다

82쪽


헌책방골목은 전쟁 피란민 덕분에 생겼다

→ 헌책집골목은 싸움을 뒤로하면서 생겼다

→ 헌책집골목은 불굿을 멀리하면서 생겼다

91쪽


돛을 내린 목선은 위태위태해 보인다

→ 돛을 내린 나무배는 아슬해 보인다

101쪽


갈치재는 거칠재의 이곳 방언이다

→ 갈치재는 사투리로 거칠재이다

→ 이곳 말로 갈치재는 거칠재이다

1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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