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잔 盞
물을 잔에 따라 마시다 → 물을 따라 마시다
잔을 돌리다 → 그릇을 돌리다
잔을 들다 → 그릇을 들다
커피 두 잔 → 커피 두 입
술 석 잔 → 술 석 모금
‘잔(盞)’은 “1. 차나 커피 따위의 음료를 따라 마시는 데 쓰는 작은 그릇. 손잡이와 받침이 있다 2.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 유리·사기·쇠붙이 따위로 만들며, 크기와 모양은 여러 가지이다 = 술잔 3. 음료나 술을 ‘1’이나 ‘2’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를 가리킨다지요. ‘그릇·모금·입’으로 풀어낼 만하고, ‘물그릇·둥그릇·둥글그릇’이라 할 만합니다. ‘술그릇·잎그릇·잎물그릇’이나 ‘머금다·머금이·머금그릇’으로 풀어내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불효자식 술 한 잔 받으시고
→ 모지리 술 한 모금 받으시고
→ 못난이 술 한 모금 받으시고
《한라산의 겨울》(김경훈, 삶이보이는창, 2003) 26쪽
커피 한 잔의 향기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 커피 한 모금 냄새로 온누리를 못 바꿀지라도
《자유인의 풍경》(김민웅, 한길사, 2007) 15쪽
커피 잔, 시가 박스, 전화기 등과 같이 자신 앞에 있는 물건을 아무거나 하나 선택해서
→ 커피 그릇, 시가 꾸러미, 전화기처럼 우리 앞에 있는 살림을 아무거나 하나 골라서
→ 커피 그릇, 시가 꿰미, 전화기처럼 우리 앞에 있는 살림을 아무거나 하나 뽑아서
《글쓰기를 말하다》(폴 오스터/심혜경 옮김, 인간사랑, 2014) 85쪽
책 한 권과 아메리카노 한 잔을 세트로 엮은 메뉴라니
→ 책 한 자락과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엮은 차림새라니
→ 책 하나와 아메리카노 하나를 엮은 차림판이라니
→ 책이랑 아메리카노를 차려서 내놓다니
《여행자의 동네서점》(구선아, 퍼니플랜, 2016) 114쪽
커피 한 잔으로 종일 죽치고 앉아 이곳을 아지트로 활용했다
→ 커피 한 모금으로 하루를 죽치고 앉아 이곳을 쉼터로 삼았다
→ 커피 한 모금으로 내내 죽치고 앉아 이곳을 모임터로 누렸다
→ 커피 한 모금으로 그저 죽치고 앉아 이곳을 놀이터로 즐겼다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호리에 아쓰시/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 64쪽
한 잔의 차에 반해 귀촌을 결심했습니다
→ 차 한 모금에 반해 시골에 살기로 합니다
→ 한 모금 차에 반해 시골살이를 생각합니다
《여자, 귀촌을 했습니다》(이사 토모미/류순미 옮김, 열매하나, 2018) 149쪽
축하주도 한 잔 해야지
→ 기림술 한 모금 해야지
→ 기쁨술 한 모금 해야지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김재욱, 한솔수북, 2020) 134쪽
잔의 외형이나 크기로 인해 차별당하거나 파괴당하지 않도록
→ 그릇 모습이나 크기로 따돌리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 그릇 생김새나 크기로 내치거나 다치지 않도록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 2021) 25쪽
술잔의 나이테 같은 동심원 떨림을 수전증으로 세지 않는다
→ 술모금 나이테 같은 한동글 떨림을 후덜덜로 세지 않는다
《언어물리학개론》(박인식, 여름언덕, 2021)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