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1.


《아톰 3 현재와 과거 : 완결편》

 테즈카 오사무 글·그림/박정오 옮김, 학산문화사, 2002.5.25.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서 먼지띠를 씻는다. 먼지가 가시는 소리를 듣는다. 하늘이 다시 새파랗게 열리고 난 뒤에는 어떤 하루를 짓는 마음일까? 우리는 또 쳇바퀴를 돌면서 먼지띠를 빚으려나? 아니면 새파란 하늘에 뭇새가 날면서 온누리에 노래씨앗을 퍼뜨리는 숲빛을 지을 수 있는가? 《아톰 3 현재와 과거 : 완결편》을 다시 읽었다. 여태 이 그림꽃을 몇 벌째 되읽었는지 셀 길이 없다. 어린이일 적부터 읽었고, 혼살림을 하던 무렵에 새롭게 읽었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온꾸러미를 새삼스레 장만해 놓았고, 두 아이랑 곧잘 거듭거듭 읽으면서 속뜻과 밑뜻을 헤아린다. 《아톰》은 앞으로도 길이길이 이을 슬기로운 눈빛을 속삭인다. 테즈카 오사무 님은 흙으로 돌아갔지만, 어린이는 늘 태어나고 자란다. 어릴 적에 아름빛을 씨앗으로 마음에 품고서 자랄 수 있는 터전이라면 모든 낡은 굴레하고 사슬을 녹여내겠지. 혼살림을 꾸리건 모둠살림으로 나아가건, 짝을 맺건 안 맺건, 이웃님들이 《아톰》하고 《불새》 같은 아름책을 건사하기를 빈다. 《아나스타시아 1∼10》하고 이 그림꽃은 먼먼 뒷날까지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스스로 익히고 생각을 밝히는 밑거름으로 삼을 이야기밭 구실을 하리라. 이 그림꽃을 읽어야 어른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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