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신장판 1~10 박스세트 - 전10권 (완결)
데즈카 오사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26.

숲이 들려주는 말


《붓다 8 빛의 성지 기원정사》

 데스카 오사무

 장순용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0.12.31.



  《붓다 8 빛의 성지 기원정사》(데스카 오사무/장순용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0)를 되새깁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빚은 《붓다》는 ‘붓다·부처·석가모니’ 한 사람이 걸어온 길과 넋과 숨결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어느 한 사람 발자취를 넘어, 온누리 누구나 스스로 품고서 사랑할 빛이 무엇인지를 짚고 알려줍니다.


  붓다라는 사람이 붓다가 된 까닭은 쉬워요. 스스로 사랑을 품으려고 했어요. 힘이나 돈이나 이름이 아닌, 오직 사랑을 품으려 했기에, 숲짐승이 스스럼없이 다가와서 이야기를 듣고 들려줍니다. 오롯이 사랑으로 살아가려 했기에, 사랑빛을 품은 수수한 사람들은 어떤 바보나라에서 살아가더라도 아이들한테 아름살림을 물려주었습니다.


  우두머리를 잘 뽑기도 해야 하지만, 우두머리에 앞서 우리 스스로 아름답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림을 짓는 보금자리부터 가꾸고 나누어 아이들한테 물려줄 노릇입니다. 우리 보금자리를 뒷전으로 놓고서 우두머리를 쳐다본들 하나도 안 바뀝니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이 아늑하지 않은 판에, 어린이집이나 배움터만 으리으리하게 꾸민들 바뀔 일이 없어요. 사람들 누구나 느긋하면서 즐겁게 보금자리를 누리지 못 하는 판에, 갖은 총칼을 잔뜩 갖춘들, 나라가 아늑하거나 포근하지 않아요.


  모든 삶은 집에서 비롯합니다. 우리 몸은 우리 넋이 깃든 집입니다. 저마다 스스로 몸을 돌보고, 몸이 깃드는 집을 돌보면 됩니다. 우리 몸과 집을 돌보듯 마을을 돌보면 되고, 나라를 돌보는 손길로 나아가면 되어요.


  모든 사람이 모든 보금자리를 “아이가 즐겁게 뛰놀면서 자라는 터전이요, 풀꽃나무가 푸르게 우거지는 삶터요, 새랑 나비가 찾아드는 마당이요, 철마다 새롭게 하늘빛을 누리는 자리”이도록 가꾸면 됩니다. 서울에서 살아야 하지 않고, 시골로 가야 하지 않습니다. 어느 곳을 보금자리로 삼든, 이곳이 사랑자리로 피어나도록 일굴 일이에요.


  오늘날 잿집은 보금자리일 수 없습니다. 잿더미를 높다랗게 쌓은 그곳이 어떻게 집일까요? 그저 돈더미입니다. 집이 아닌 돈더미이기에 값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돈더미 아닌 살림집이라면, 철마다 어떤 멧새노래를 누리고 풀벌레가락을 즐기는지 이야기하겠지요. 집이 아닌 돈더미인 탓에 부릉부릉 매캐한 쇳더미를 끌어안습니다. 돈더미 아닌 집이라면 나무 곁에 서서 하늘빛을 맞아들여요.


  《붓다》는 수월하고 수수하게 숲빛으로 속삭입니다. 귀를 틔워 봐요. 눈을 떠 봐요. 마음을 열어 봐요. 머리를 깨워 봐요. 숲이 들려주는 말을 들어야 비로소 사람입니다. 숲한테 우리 살림살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바야흐로 사람입니다.


ㅅㄴㄹ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가 왕이든 바라문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믿지 않으면 따를 필요 없습니다.” (120쪽)


“그대는 그대의 본심에 의지해서 당당하게 혼자 걸어가시오. 그것이 그대의 자식에게는 훌륭한 본이 될 겁니다.” (121쪽)


“나는 그대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가르치려는 것이오. 그러기 위해 나는 세상을 떠돌아다녔소. 그러니까 내게서는 사람 살아가는 길을 배워야지요. 내게 다른 것을 구해서는 안 돼요 ……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선생님을 다시 만나기는 어렵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은 남아 있는 법.” (124쪽)


“아난다야, 분노로 자기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침착해야지!” (250쪽)


“네가 왕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신에게, 아니 대자연으로부터는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 그럴 가치가 있는 인간이 못 되는 것이다!” (251쪽)


“인간의 마음, 바로 거기에 신이 있는 것이다. 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301쪽)


“개나 말이나 소나 호랑이나 물고기나 새나 벌레나, 심지어는 풀이나 나무까지도, 그 생명의 뿌리는 모두 한덩어리로 엉켜 있는 것이오. 따라서 모두 평등한 한 형제이니, 내 말을 명심할 일이오.” (309쪽)


#てづかおさむ #手塚治虫 #ブッ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