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토끼 그림책이 참 좋아 6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1.

그림책시렁 1321


《슈퍼 토끼》

 유설화

 책읽는곰

 2020.6.12.



  빨리 가야 한다면, 빨리 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느긋이 가는 길이라면, 느긋이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빨리 끝내야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겨를이 없다는 뜻이라서, 삶이 아닌 죽음으로 기우는 굴레입니다. 차근차근 끝내려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틈을 스스로 낸다는 뜻이니, 언제나 삶이라는 하루를 마음껏 누리는 길입니다. 《슈퍼 토끼》를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 어린이한테 이런 그림책을 왜 읽히나 아리송했습니다. 푸르락붉으락 춤추는 마음에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몸짓을 담는 그림이면 어린이가 좋아한다고 여기는가요? 거북은 언제나 거북이고, 토끼는 늘 토끼입니다. 어린이는 노상 어린이요, 어른은 한결같이 어른입니다. 누가 ‘잘난(슈퍼)’ 토끼라면, 둘레에는 ‘안 잘난’ 토끼가 있겠지요. 누가 더 잘 해야 하지 않고, 높거나 낮은지 가려야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보람(상장)을 잔뜩 누렸어도 둘레에서 다른 이가 어쩌다가 보람을 얻으면 못마땅하면서 혼자 휩쓸어야 한다고 여기는 ‘잘난 토끼’라는 마음은 너무나 가난하고 쓸쓸합니다. 더더 잘 달려서 어느 누구도 못 따라올 만큼 엄청난 재주를 키워야 할까요? 함께 달리고, 함께 나누고, 함께 놀고, 함께 웃는 하루를 나아갈 하루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