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9.


《오오쿠 14》

 요시나가 후미 글·그림/정효진 옮김, 서울문화사, 2017.11.30.



맑고 밝은 하루이다. 그저 폭 쉬려고 한다. 늦가을비가 지나간 요즈음 밤하늘은 눈부신 별밭이다. 고흥에 사는 어떤 분은 별을 보러 강원도에 간다는데, 불빛 없는 고흥 어디에서나 밤하늘을 품으면 된다. 왜 먼발치에서 별을 찾나? 왜 이 두멧시골 별자락은 눈여겨보지 않을까? 그러나 이 고장을 몰라보거나 등지는 사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이 고장 길잡이(교사)·벼슬아치(공무원)·고을지기(군수·국회의원·군의원)만 엉성하지 않다. 온나라가 싸움판으로 바뀌어 서로 미움질을 일삼는다. 한쪽만 옳아야 하고, 맞은쪽은 몽땅 죽거나 사라져야 한다고 여긴다. 어깨동무를 말하는 사람은 설 만한 자리가 없다. 이웃을 돕거나 동무를 사랑하자는 말은 마치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여긴다. 손전화를 쓰건 고기빵(햄버거)을 먹건 대수롭지 않다. 마음을 사랑으로 돌보면서 밝힌다면 모두 포근하게 풀어낸다. 《오오쿠 14》를 읽다가 그만둔다. 요시나가 후미 님이 선보인 그림꽃 가운데 《오오쿠》는 몹시 따분하고 떨어진다. 《어제 뭐 먹었어?》도 재미없다. 《사랑해야 하는 딸뜰》이나 《아이의 체온》처럼 토막그림꽃은 잘 그렸다. 《서양골동 양과자점》처럼 넉걸음 즈음으로 단출히 매듭을 지어야 어울릴 텐데, 질질 끌면 지질할 뿐인 줄 모르나.


#よしながふみ #大奥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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