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어디서 왔을까? - 어린이를 위한 생명철학
오치 노리코 글, 사와다 토시키 그림 / 예림당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12.4.

숲책 읽기 216


《생명은 어디서 왔을까?》

 오치 노리코 글

 사와다 토시키 그림

 이은경 옮김

 예림당

 2009.9.10.



  《생명은 어디서 왔을까?》(오치 노리코/이은경 옮김, 예림당, 2009)를 곰곰이 읽습니다. 우리 숨결이 어떻게 비롯하면서 오늘에 이르는가를 상냥하게 들려주는구나 싶습니다. 사람도 고래도 잔나비도 고양이도 젖먹이입니다. 덩이를 이룬 몸을 낳아서 천천히 돌봅니다. 그런데 젖을 물리는 숨결도 처음부터 큰덩이를 이루지는 않아요. 처음에는 모두 낱알입니다. 낱으로 씨앗 한 톨이던 숨결이다가, 어느 날 새롭게 나아가려고 하나로 만나서 깨어나요.


  암수라고 합니다. 암꽃하고 수꽃이 있습니다. 암나무만으로는 살지 않고, 수나무 혼자 씨앗을 맺지 않습니다. 뭇숨결은 암수가 사랑으로 만나서 한빛을 이루고, 순이돌이는 서로 사이좋게 어울리면서 엄마아빠라는 새빛으로 어버이라는 길을 걸어갑니다.


  높은자리란 없습니다. 낮은자리도 없습니다. ‘가시버시’나 ‘암수’나 ‘어버이’처럼 오랜 우리말은 모두 순이(여성)를 앞에 놓습니다만, 높이려는 뜻이 아닌, 숨결이 처음 태어나는 빛나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순이 다음에 돌이(남성)를 놓는데, 낮추려는 뜻이 아닌, 둘이 나란히 걸어갈 적에 아기를 낳아 보살핀다는 뜻입니다.


  두 손을 서로 잡고, 두 발을 맞추어 걷고, 두 눈으로 나란히 보고, 두 귀로 가만히 듣습니다. 둘은 두레를 이루지요. 둘은 둥그렇게 어울려 동무이지요. 동무로 지내면서 돕고 돌아볼 줄 아니까 동그마리를 그리면서 티없고 아름답습니다.


  씨앗도 열매도 거의 동글동글하거나 둥그스름합니다. 모든 숨결은 모가 나지 않는 동그란 빛이며 무늬로 어울리기에 사랑을 맺는다는 뜻입니다. 웃사내도 웃가시내도 없이, 웃음짓는 순이돌이로 만나기를 바라요. 우리 아이들은 웃질이 아닌 웃음꽃을 물려받아서 한울(하늘) 같은 마음으로 피어날 작은 씨앗입니다.


ㅅㄴㄹ


코끼리 알이 있을까요? 코끼리는 새끼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코끼리도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는 알이었습니다. 사람도 똑같아요. 여러분도 나도 처음에는 알이었답니다. (11쪽)


산에는 산짐승이 들에는 들짐승이 강에는 물고기가 바다에는 바다 생물이 있습니다. (44쪽)


길가의 흙 한 줌에는 훨씬 더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 것입니다. (52쪽)


모든 사람에게는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지요 … 모두 한 엄마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엄마의 엄마를 좀더 따라가다 보면 참깨알만 한 작은 개미나, 광장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도 아주 오래전에는 형제였습니다. (92, 93쪽)


+


생명의 시작은 매우 작습니다

→ 첫 숨결은 매우 작습니다

→ 목숨은 처음에 매우 작습니다

6


연못의 물을 현미경으로 본 적이 있나요

→ 못물을 키움눈으로 본 적이 있나요

27


미생물은 대부분 분열을 통해 그 수를 늘립니다

→ 작은숨결은 거의 갈라서 늘립니다

→ 작은이는 으레 몸을 나눠서 늘립니다

27


단지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생물이었다는 건 확실하지요

→ 틀림없이 오직 낱 하나로 이룬 아주 작은 숨결이었지요

38


진화하면서 이 부레가 폐로 바뀌었지요

→ 거듭나며 이 부레가 허파로 바뀌지요

55


광장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도 아주 오래전에는 형제였습니다

→ 너른터에 있는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날에는 하나였습니다

→ 너른뜰에 있는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예전에는 이웃이었어요

→ 너른마루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적에는 동무였습니다

→ 너른누리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날에는 한집이었어요

93


사람은 포유류에 속합니다

→ 사람은 젖먹이입니다

→ 사람은 젖먹이짐승입니다

11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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