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3.
《이이효재》
박정희 글, 다산초당, 2019.9.9.
달날(월요일)을 맞이한다. 나래터(우체국)에 갈까 하다가 그만둔다. 다리를 더 쉬어야겠다. 뒤꼍에 밥찌꺼기를 내려놓는데, 물까치떼가 우르르 날아와서 개오동나무랑 유자나무에 차라락 앉는다. 나무 밑에 서서 물까치떼 노래를 듣고, 꽁지춤을 지켜본다. 한참 새노래에 새춤을 누리고서 조용히 마당으로 내려선다. 요 며칠 사이에 손발등 사마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세 해쯤 함께 지내던 사마귀였나 하고 돌아본다. 적잖은 이들은 왜 돌봄터(병원)에 가서 지글지글 태워서 없애려 하지 않느냐고 하더라. 그러나 사마귀는 몸앓이가 아닌걸. 돋아날 때가 있으면, 사르르 녹듯 사라질 때가 있다. 마음으로 묻는다. “사마귀야, 너는 나한테 무엇을 보여주면서 알려주려고 왔니?” “미움이란 없는 줄 제대로 알라는 뜻이야.” 《이이효재》를 읽었다. 뜻있는 책이라 여기지만, 잘 쓴 책은 못 된다고 느낀다. 어쩐지 얕다. 먼발치에서 이효재 님 살림길을 지켜보고 이분 글이며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돌아본 바가 컸는데, 《이이효재》로는 사람들이 이효재 님한테 다가서도록 이끌기 어렵겠다고 느낀다. ‘평전’이라는 무게에 눌렸을 수 있다. 수수하게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면, ‘참사랑이 이 땅에 드리우기를 바라는 뜻’을 적었다면 달랐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