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2.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박종길 글·사진, 자연과생태, 2022.3.31.



바람이 차다. 볕이 나면 포근하다. 겨울스러운 하루요 하늘이자 바람이다. 폭 쉰다. 집안일을 하고 자고 쉬기를 되풀이한다. 큰아이가 국을 끓인다. 고맙고 사랑스럽다. 밤에 등허리를 펴고서 마당에 서니 별이 쏟아진다. 이 별을 누구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 별을 찍어서 보여주어야 할까, 아니면 사람들이 스스로 별을 누릴 터전으로 스스럼없이 옮겨서 조용조용 살림을 꾸릴 수 있을까?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를 돌아본다. 새를 보면서 ‘새’라 하지 않듯, 별을 보면서 ‘별’이라 하지 않는다. ‘새·별·바람·들·바다·땅·사람’이란 낱말을 등진 채 ‘야생조류·천체·공기·야외·해양·대지·인간’을 읊는다면, 우리 삶을 나타내는 말씨앗에 어떤 숨결이 흐르는가를 잊게 마련이다. ‘나’랑 ‘너’는 다르지만 같다. ‘나’한테서 ‘날다’가 나오고, ‘너’한테서 ‘너머’가 나온다. ‘사이’는 ‘틈’이기도 하면서 ‘새다’는 ‘틔우다’이기도 하다. ‘새롭’게 나아갈 줄 알기에 ‘생각’을 하고, 쉴 새(사이)가 있어야 눈을 틔울 자리를 낸다. 늦가을에 찾아오면서 겨울을 함께 지내는 새를 헤아린다. 겨울을 앞두고 무리짓는 새를 바라본다. 새가 둥지를 틀 수 있는 마을에서 살기에 사람이 사람다울 만하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