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27.

오늘말. 끌어안다


못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안 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서툴거나 엉성하다면 더 느긋이 보듬으면 되고, 한결 천천히 여밀 만합니다. 눈치를 보거나 자랑을 하고 싶기에 서두릅니다. 혼손으로 넉넉하고 혼짓기를 하면 즐거워요. 제살림을 하기에 스스로 빛납니다. 우리가 쓸 살림이니 우리가 벌어요. 손수짓기입니다. 스스로짓기로 일군 보람을 넉넉히 누리다가 둘레에 나눠요. 살림을 펴노라면 느낄 테지요. 벌면 벌수록 끝이 없다지만, 나누고 또 나누어도 가없습니다. 언제나 샘솟는 물처럼, 언제나 바다가 흐르고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벌나비가 날아요. 푸르게 퍼지는 숲을 끌어안지요. 푸르게 감도는 노래를 건사하고요. 푸르게 속삭이는 이야기를 맞아들이면서, 푸르게 웃음짓는 마음을 품습니다. 누구를 꼬드겨야 하지 않습니다. 혼자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동무나 이웃이 많아도 안 나쁘되, 별도 해도 구름도 모래알도 풀잎도 풀벌레도 우리 동무요 이웃이게 마련입니다. 누가 앞장서서 끌어갈 길이 아니에요. 스스로 이끌고 스스로 모시는 꿈입니다. 이따금 잠자리가 앞장서고, 가끔 할미새가 앞나섭니다. 어느 길이건 활개를 펴고서 느긋이 나아갑니다.


ㅅㄴㄹ


내 돈·내가 벌다·스스로 벌다·제가 벌다·손살림·손수·손수짓기·스스로돈·스스로짓기·제벌이·제살림·제돈·제돈으로·혼길·혼잣길·혼벌이·혼자 벌다·혼돈·혼잣돈·혼잣벌이·혼손·혼솜씨·혼재주·혼잣손·혼짓기·혼지음·혼자짓기 ← 자비(自費)


꾀다·꼬드기다·데리다·데려오다·가져오다·모시다·보듬다·보살피다·여미다·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품다·새받이·맡다·건사하다·맞다·맞아들이다·끌다·끌어가다·끌어내다·끌어안다·끌어오다·끌어들이다·이끌다·들이다·들여오다·들여놓다 ← 유치(誘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