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판 오르페우스의 창 1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6.

만화책시렁 406


《오르페우스의 창 1》

 이케다 리에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4.15.



  서로 눈을 뜨기에 만납니다. 눈을 뜨지 않는 사이라면 만나지 않아요. 눈이 안 보여서 못 만난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서로를 ‘겉눈’이 아니라 ‘속눈’을 떠서 만나거든요. “눈을 뜬다”고 할 적에는 “마음을 뜬다”는 뜻이에요. 허울이 아닌 씨알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흐르기에 둘 사이에 생각이 깨어나고, 이 생각은 천천히 사랑이라는 꽃으로 핍니다. 《오르페우스의 창 1》를 읽고, 뒷걸음도 내처 읽다가 돌아봅니다. 눈망울이 초롱거리는 늘씬하면서 잘생긴 사람을 잔뜩 그려내어야 ‘사랑’이나 ‘만남’을 그릴 수 있지 않습니다. 곰곰이 보면, 숱한 그림·글·그림꽃·이야기는 으레 겉모습에 휘둘리거나 얽매이면서 막상 눈을 안 뜨거나 못 뜨는 굴레에서 멈춘다고 느껴요. 돈있는 집안이라서 잘 하지 않아요. 돈없는 집안이라서 못 할 까닭이 없어요. 재주란, 잿더미처럼 부질없을 만합니다. 스스로 손을 놀려서 익힌 솜씨가 아니라면, 타고난 돈이나 이름이나 얼굴이나 몸매나 이름값 따위는 덧없어요. 그래서 《오르페우스의 창》을 읽으면서도 영 따분합니다. 줄거리를 알뜰살뜰 짠다고 하더라도, ‘사랑’이 아닌 ‘굴레’만 담는다면.


ㅅㄴㄹ


‘멍청한 녀석들. 나중에 두려움에 떨지나 말라지. 돈도 없는 학생을 장학금을 주면서까지 굳이 왜 입학시켰는지에 대해선 생각도 안 해본 거냐.’ (63쪽)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분명! 그래요, 모든 걸 전부 다 이야기해요. 어떤 심판을 받는다 해도, 이제 진짜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생활을 다시 시작해요.’ (178쪽)


#池田理代子 #オルフェウスの窓


+


《오르페우스의 창 1》(이케다 리에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


왜 그런 운치 있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 왜 그처럼 멋있게 이름을 붙였는지

11쪽


꼭 친구가 되란 법은 없지만 통성명이나 하자

→ 꼭 동무가 되진 않겠지만 이름이나 나누자

→ 꼭 사귀진 않겠지만 이름이나 트자

17꼭


알았어, 가난한 고학생. 향학심이 돈 이상으로 많다는 얘기겠지

→ 알았어. 가난배움이. 돈은 없어도 배울 뜻은 크다는 얘기겠지

18쪽


물론 우리 집에는 독약 같은 건 없지만요

→ 뭐 우리 집에는 고약물이란 없지만요

→ 다만 우리 집에는 몹쓸물이란 없지만요

29쪽


이 약골아

→ 이 골골아

→ 고삭부리야

→ 이 비실아

→ 이 빌빌아

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