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6.


《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글·그림/윤정임 옮김, 열린책들, 2001.4.25.



밤새 우르르쾅쾅 비바람이 몰아쳤다. 오랜만이로구나. 곁님 셈틀을 안고서 읍내로 간다. 며칠 앞서부터 먹통이다. 요모조모 손보려 해도 듣지를 않았다. 시골버스는 참 사납다. 서울(도시)에서 버스를 이렇게 몰면 버스일꾼이 잘리지 않을까? 다른 시골도 고흥 같지는 않다고 느낀다. 고흥버스는 버스나루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고, 사납게 몬다. 버스나루에서 지켜보니, 여러 어린이나 푸름이도 ‘담배 피우던 아재’가 몰면 “아! 저 사람이 모네! 싫어라!” 하고 혼잣말을 하더라. 셈틀집에 맡기니 한 시간쯤 지나 알려온다. “멀쩡한데요? 잘 움직이고 말썽인 데가 없습니다.” 큰아이가 속삭인다. “아버지, 이 아이(셈틀)가 바람을 쐬니까 즐거워서 스스로 낫지 않았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한테 마음이 없다고 여기지만, 컴퓨터한테 어떻게 마음이 없을 수 있어요?” 《거창한 꿈》을 읽었다. 책이름이 너무 ‘크’다. 아니, 우리말 ‘큰꿈’이나 “커다란 꿈”으로 붙일 만한데, 이렇게 수수한 우리말조차 못 쓴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일까? “대단한 꿈”이나 “으리으리 꿈”이나 “번쩍번쩍 꿈”이나 “하늘같은 꿈”처럼, 스스로 마음을 밝히고 넓힐 적에 누구나 비로소 깨어나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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