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3.
《두 하늘 한 하늘》
문익환 글, 창작과비평사, 1989.6.15.
새벽에 부른 택시로 고흥읍으로 간다. 06시 20분 여수버스를 탄다. 마을길을 따라 어린배움터(초등학교)로 걷는데, 사람이 걸을 자리엔 왼오른 모두 쇳덩이(자동차)가 섰다. 뒤에서 다른 쇳덩이가 오면, 사람은 길가에 선 쇳덩이 사이로 들어가야 한다. 배움터 둘레 마을길에 선 이 쇳덩이는 뭘까? 오늘치 글읽눈(문해력) 이야기를 마치고서 순천으로 간다. 순천기차나루에 마실꾼(관광객)이 넘실거린다. 구례구로 가는 기차를 겨우 타고 건너간다. 시골마을에 깃든 〈봉서리책방〉으로 간다. 마을에 안긴 책집이 아늑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시골에 ‘마을책집’을 여는 이웃님이 드물지만 조금씩 는다. 으레 ‘사람 많은 서울(도시)’에서 책집을 열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오히려 ‘사람 적은 시골’로 옮겨서 살아가며 책집을 열어야 이 나라가 바뀔 만하다. ‘책 좀 읽은’ 사람부터 서울을 떠나야지. 《두 하늘 한 하늘》을 서른 해 만에 되읽었다. 예전에 지나친 아쉽던 대목이 새록새록 보인다. 늦봄 어른은 ‘낮은 데로 가려’고 했다. 그래, 그래서 틀렸구나. 처음부터 스스로 ‘낮은 데서 살지’ 않은 채 ‘낮은 데로 가려’고 했으니 말글이 어긋나겠구나. 우리는 ‘바닥(바다·바탕)’에서 살면 된다. 바닥에서 살아야 바람이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