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순의 기억전쟁 2 박만순의 기억전쟁 2
박만순 지음 / 고두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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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1.8.

인문책시렁 320


《박만순의 기억전쟁 2》

 박만순

 고두미

 2022.7.1.



  《박만순의 기억전쟁 2》(박만순, 고두미, 2022)을 읽으면서 한겨레싸움(한국전쟁)을 돌아봅니다. 나라에서 말하는 싸움과 사람들이 마을이며 삶터에서 맞이해야 한 싸움은 다릅니다. 먼먼 옛날부터 돌아볼 노릇입니다. 우두머리(권력자)는 사람들 곁에 선 적이 없고, 사람들 사이에서 산 적도 없습니다. 우두머리는 언제나 사람들을 밟는 자리에 머물렀고, ‘사람들(백성·국민·시민·인민·민중)’이 누구인지부터 모르고 어떻게 사는지마저 등돌렸어요.


  고려이든 조선이든 다르지 않고, 고구려나 백제나 신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총칼수렁(일제강점기)에 벼슬자리를 차지한 이들은 뭘 했을까요? 총칼이 물러간 뒤에 벼슬을 맡은 이들은 뭘 했는가요? 《박만순의 기억전쟁 2》 첫머리에 나오듯, 나라(국가·정부)는 ‘각다귀 나무라기’가 아닌 ‘사람들한테 윽박지르면서 힘(권력)을 틀어쥐는 길’에 설 뿐입니다.


  한겨레가 두 나라로 갈린 채 싸운 나날은, 서로 지키거나 살리는 길이 아닌, 죽이면서 스스로 무너진 수렁입니다. 그러면 이제라도 헤아릴 노릇입니다. 싸울아비(군인)는 왜 그토록 ‘민간인 학살’을 할까요? 2022년부터 불거진 ‘러시아 싸움질’하고, 2023년에 터진 ‘이스라엘 총칼질’은 어떤 민낯이고 속내일까요?


  모든 싸움터에서 우두머리는 뒤에 점잖게 앉아 구경합니다. ‘사람들(백성·국민·시민·인민·민중)’은 허수아비처럼 총칼을 맨몸으로 맞아들여서 푹푹 고꾸라집니다. 앙갚음을 하겠다며 죽이면, 똑같이 앙갚음을 받습니다. 우두머리는 점잖게 팔짱을 낀 채 ‘사람들 스스로 서워 미워하고 손가락질하며 치고받는 수렁’을 지켜봅니다. 우두머리는 그저 사람들한테 총칼을 나눠 주고 어깨띠(계급장)를 붙여 줍니다. 그리고 ‘나라 우두머리’한테 ‘싸움장사’를 하는 숨은 장사꾼이 있어요. 싸움장사꾼은 ‘싸우는 사람들 두 무리’한테 슬그머니 총칼을 내다팔지요.


  그대가 ‘맨몸으로 총 한 자루 받아서 싸움터에 선 작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기를 바라요. 총소리만으로도 싸울아비는 귀가 멉니다. 폭탄이 터지면 귀청이 찢어집니다. 싸울아비는 싸움터에서 제넋을 못 차립니다. 눈앞에 뵈는 모두 갈겨서 없애야 스스로 목숨을 건사한다고 여깁니다. 싸움터에 나서야 하는 허수아비인 사람들부터 두려워 벌벌 떠는 채 아무한테나 겨누고 쏘고 거꾸러뜨려요. 싸움(전쟁)이란 이렇습니다. 요새는 날개(드론)를 띄워 아예 마을을 송두리째 박살내기까지 합니다.


  모든 참거짓을 밝히고 드러내려면, 사람들 모두를 허수아비로 돌려세우면서 서로 미워하고 손가락질하도록 내몬 우두머리부터 끌어내릴 노릇입니다. 그들을 끌어내리고서 모든 총칼을 녹여 없앨 때라아야, 민낯이 드러나고, 바야흐로 온누리는 싸움수렁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ㅅㄴㄹ


국가와 사회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 주가 아니라 공포사회를 조성하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7쪽)


백낙용 집안 식구들이 법치주의가 확립된 사회에서 살았다면 평탄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36쪽)


보도연맹 가입자 모두가 좌익 활동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42쪽)


최천수의 입이 딱 벌어졌다. 군사작전을 하듯이 수류탄까지 던져 부역 혐의자들을 싹쓸이할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죽창 하나 들지 않은 민간인 아닌가. (102쪽)


월미도 주민들은 실향민 아닌 실향민 신세가 되었다. 그들은 전쟁 전 북한 주민들도 아니었고, 외국인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 (272쪽)


+


국가와 사회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 주가 아니라 공포사회를 조성하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 나라는 잘못을 저지른 이를 다스리기보다는 무시무시하게 가두었다

→ 나라무리는 각다귀를 꾸짖기보다는 차디차게 얽어맸다

7


백낙용 집안 식구들이 법치주의가 확립된 사회에서 살았다면 평탄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 옳게 다스리는 나라였다면 백낙웅 집안은 걱정없이 살았다

→ 바르게 선는 나라였다면 백낙웅 집안은 느긋이 살았다

36


우익인사들은 다시 트럭에 실려

→ 오른날개는 다시 짐칸에 실려

→ 오른이는 다시 짐수레에 실려

54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던 자신의 욕망이 헛된 것임을 깨달았다

→ 더욱 뛰어난 아이를 가르치고 싶던 꿈이 헛된 줄 깨달았다

→ 더 똑똑한 아이를 가르치고 싶던 꿈이 헛되다고 깨달았다

71


최천수의 입이 딱 벌어졌다

→ 최천수는 입이 딱 벌어졌다

102


이제는 92세가 된 그녀는

→ 이제 아흔두 살인 할매는

→ 할매는 이제 아흔둘인데

20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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