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4.


《사랑해 친구야》

 존 그래험 글·토미 드 파올라 그림/고수미 옮김, 미세기, 2009.1.15.



읍내로 저잣마실을 한다. 곳곳에서 새끼 제비를 본다. 늦둥이 제비이다. 처음 고흥에 깃들 무렵 보던 제비에 대면 확 줄었지만, 고흥은 아직 제비가 꽤 찾아오는 고을이다. 제비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느낄 때라야 시골이 살고, 시골이 살 적에 서울(도시)도 산다. 오늘도 별밤이다. 이 별빛에 밤하늘을 누리는 이웃은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 틀림없이 있을 테지. 불꽃놀이가 아닌 별잔치를 맞이하는 마음은 꼭 있으리라. 맨눈으로 별잔치를 누릴 수 있는 줄 알지 않는다면, 이 삶터에서 무엇을 보거나 느낄까. 《사랑해 친구야》는 “I Love You Mouse”를 옮겼다. 영어 그대로 “쥐야, 사랑해”로 옮기면 더없이 나았으리라. 겉모습이 아닌 마음빛을 읽으려는 어린이 손길하고 숨결을 따사롭게 담은 그림책이다. 허울이 아닌 사랑꽃을 피우고 싶은 어린이 꿈하고 하루를 포근하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목소리를 안 높이면서도 이처럼 아름답게 글이며 그림을 여밀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보면 이쪽도 저쪽도 목소리만 높다. 서로 소리치면서 삿대질에 싸움판이다. 부디 어린이 곁에서 함께 쥐를 동무하면서 도란도란 어우러지는 보금자리를 짓기를 빈다. 잿더미(시멘트)가 아닌, 풀과 흙과 돌과 나무를 품는 둥지를 틀자.


#JohnGraham #TomieDePaola #ILoveYouMous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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