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5.
오늘말. 읽눈
자를 써서 길을 읽습니다. 길을 읽기에 여기하고 저기를 잇는 ‘길이’를 이룹니다. 잣대는 길잡이 같습니다. 어떤 얼거리인지 헤아리면서 삶길을 나아갑니다. 밑동을 세우고, 밑판을 가늠하며, 밑절미를 키워 봄빛을 밝혀요. 보는눈은 얕을 수 있어요. 봄눈은 깊을 수 있지요. 키높이는 작을 수 있고, 키가 껑충 자랄 수 있어요. 그러고 보면 ‘자라다’라는 낱말이랑 ‘자’라는 낱말이 맞물려요. 자를 닮아 ‘자벌레’일 테고요.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가누면서 비가 오려는지 다시 해가 나면서 개려는지 어림합니다. 하늘을 보아야 하늘읽기를 합니다. 바람을 보아야 바람읽기를 해요. 스스럼없이 세우기에 읽눈을 닦아요. 스스로 일어서려 하기에 눈꽃이 피어납니다. 처음부터 잘 하려고 나서다가는 그르치기 쉽지만, 처음부터 반가이 맞이하면서 배우려 하기에 차근차근 익혀요. 눈대중을 해도 되고, 눈높이를 낮춰도 되어요. 눈금을 너무 높이 두다가는 제풀에 지쳐요. 따로 틀을 세우기보다는, 삶을 어떻게 가꾸면서 하루를 노래하고 싶은지 살펴야지 싶습니다. 마음소리를 듣고서 말을 해요. 말을 귀담아듣고서 글로 옮겨요. 우리는 서로서로 봄꽃입니다.
ㅅㄴㄹ
자·잣대·길·길눈·길불·길빛·길잡이·길라잡이·곬·뜻·소리·얼개·얼거리·틀·틀거리·뼈대·눈·눈길·눈결·눈꽃·눈금·눈높이·눈가늠·눈대중·눈망울·눈썰미·삶·삶길·살림길·삶틀·밑·밑동·밑틀·밑절미·밑판·밑바탕·바탕·가늠하다·가누다·따지다·재다·세우다·서다·하다·하나치·키·키높이·키재기·-를 따라·-를 보고·워낙·읽눈·읽빛·읽는눈·읽는눈길·읽는눈빛·보는눈·보는눈빛·보는눈길·봄눈·봄빛·알림·밝힘 ← 수칙, 원칙, 기본수칙, 생활수칙, 안전수칙, 이용수칙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