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25.


《선생님,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시민건강연구소 밑틀, 철수와영희, 2023.9.23.



여수에서 이른아침을 맞는다. 어린배움터(초등학교) 건너 쉼터에 앉아 생각을 추스르는데 이웃일꾼 세 사람이 바로 옆에 앉아서 얘기를 하더니, 누구한테 손전화를 건다. 이웃일꾼 손전화를 거쳐 이들한테 막말을 마구 퍼붓는 우리말 소리가 들린다. 글읽눈(문해력)을 배우는 열 살 어린이들한테 물었다. “이웃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와서 일하는 사람을 어떤 이름으로 가리키나요?” “노숙인이요.” “노숙인? 누가 그렇게 말하든가요?” “엄마아빠가 그렇게 말해요.” 멍했다. “한자말 노숙인은 길에서 잠을 자는 사람을 가리켜요. 우리말로는 한데서 잠을 자기에 ‘한뎃잠이’라고도 하고, 집이 없이 떠돌기에 ‘떠돌이’라고도 하고, 집을 떠나서 돌아다닌다고 하는 ‘나그네’라는 이름이 있어요. 우리나라로 일하러 오는 사람은 ‘이웃’입니다.” “아니에요! 이웃 아니에요! 노숙인이에요!” 《선생님,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를 읽었다. 몸을 튼튼히 돌보는 길을 차곡차곡 짚는다. 나쁜 줄거리는 없지만, 어쩐지 붕뜬다. 갈수록 ‘시민사회단체’가 펴는 말글이 우리 삶하고 많이 멀구나 싶다. 미리맞기(백신)를 높이 띄우는 대목도 안 달갑다. 마음이 찌든 채 몸만 튼튼할 수 있을까? ‘이웃’이란 말을 누가 모르는 셈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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