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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 ㅣ 개똥이네 책방 44
오치근.박나리 지음 / 보리 / 2020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1.
그림책시렁 1289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
오치근·박나리
보리
2020.6.15.
우리 집은 불꽃놀이를 안 보러 갑니다. 이따금 고흥에서도 불꽃잔치를 하는 듯싶으나, 참 덧없는 곳에 매캐하게 돈을 날린다고 느낍니다. 밤에는 불꽃이 아니라 별을 볼 노릇이거든요. 우리 스스로 별빛을 잊고서 밤노래를 잃기에 별하늘을 바라볼 틈을 안 내고서 불꽃잔치에 허벌나게 돈을 쓰면서 불냄새를 퍼뜨리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어렵게 ‘자연미술’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만, 어린이 곁에 서는 말씨로 손보자면 ‘숲그림’이나 ‘푸른그림·풀빛그림’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니 요새 어린이는 숲하고 동떨어졌어요. 서울(도시) 어린이는 서울대로 숲이 없고, 시골 어린이는 시골대로 풀죽임물(농약)이 범벅인 곳에서 손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숲을 모르는 채, 들을 등진 채, 바다하고 떨어진 채, 멧골을 안 보면서, 이 아이들이 쳐다보는 손전화에 어떤 숲빛이 흐른다고 할 만할까요? 하늘을 맴돌며 사냥감을 찾는 매를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터전이라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릿가락으로 겨울빛을 알리는 하루를 누릴 수 없는 배움터라면, 어떤 숲그림을 펴면서 오늘을 노래할 만하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린이하고 노는 하루를 담은 책이 있으니 앞으로 바꿀 수 있으려나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