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묘인간 -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탐묘인간 시리즈
SOON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0.29.

만화책시렁 447


《탐묘인간》

 soon

 애니북스

 2012.9.26.



  요새는 시골에서도 고양이를 집안에 두는 분이 있습니다. 예부터 고양이는 곁짐승 아닌 쥐잡이였습니다. 이따금 사람 손길을 탈 수 있되, 사람하고 어느 만큼 떨어져서 스스로 하루를 그리고 짓고 누리는 아이가 고양이입니다. 둘레를 보면, 사냥을 안 하는 고양이가 어마어마하게 늘었습니다. 길고양이한테 밥을 챙겨 주는 분도 무척 많아요. 저희도 아직 큰고장에서 살던 2010년까지는 곧잘 고양이밥을 내놓기는 했으나, ‘곧잘’일 뿐, ‘늘’은 아니었어요. 모름지기 고양이한테서 ‘쥐잡이라는 사냥’을 빼앗으면, 고양이는 고양이로 살아갈 수 없거든요. 《탐묘인간》은 집고양이하고 보낸 나날을 가볍게 그려냅니다. 집밖일로 바쁜 아가씨가 집고양이한테 밥을 주고 쓰다듬고 안기면서 마음풀이(힐링)를 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집고양이인 터라, 이들은 ‘고양이’가 아닌 ‘갇힌 짐승’입니다. 바람도 해도 흙도 모르는 채, 날씨하고 날짜하고 철도 모르는 채, 그저 한 해 내내 똑같은 굴레를 사람처럼 맞아들이면서 늙어갑니다. 들에서 스스로 살림을 짓는 짐승은 사람한테 몸을 안 맡깁니다. 스스로 누울 풀섶을 찾아서 조용히 사라집니다. 우리는 ‘곁짐승(반려동물)’이란 이름을 쓰지만, 막상 ‘집우리(가정 동물원)’이지 않나요?


ㅅㄴㄹ


“알았어, 알았어, 지금 밥 줄게.” 무언의 시위 (잘 통한다) (163쪽)


“우와― 밥 엄청 많이 준다. 웬일이람!” “바보― 밥을 많이 준다는 건 그만큼 오래 안 돌아온단 뜻이야.” (194쪽)


7년째 함께 살고 있는 내 고양이도 까맣던 털이 듬성듬성 하얘지고 있다. 녀석, 그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초능력을 이젠 다 써가는 걸까. (208∼209쪽)


+


《탐묘인간》(soon, 애니북스, 2012)


지금 밥 줄게

→ 얼른 밥 줄게

→ 바로 밥 줄게

163쪽


무언의 시위, 잘 통한다

→ 말없는 물결, 잘 듣는다

→ 조용한 모임, 잘 먹힌다

163쪽


우와― 밥 엄청 많이 준다

→ 우와! 밥 엄청 많이 준다

194쪽


밥을 많이 준다는 건 그만큼 오래 안 돌아온단 뜻이야

→ 밥을 많이 주면 그만큼 오래 안 돌아온단 뜻이야

194쪽


7년째 함께 살고 있는 내 고양이도

→ 일곱 해째 함께 사는 고양이도

→ 일곱 해 함께 사는 울 고양이도

208쪽


까맣던 털이 듬성듬성 하얘지고 있다

→ 까맣던 털이 듬성듬성 하얗다

208쪽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초능력을 이젠 다 써가는 걸까

→ 즐겁게 놀던 힘을 이젠 다 써가는가

→ 즐겁게 어울린 빛을 이젠 다 써가나

20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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